대우건설, 산업은행 등에 업고 1위탈환 '시동'

2011-01-31     류세나 기자

지난해 건설업계는 극심한 국내 건설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716억 달러라는 사상최대의 해외수주 실적을 올리며 경영난 극복에 필요한 돌파구를 마련했다. 올해에도 800억 달러의 해외수주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해외 건설시장이 계속해서 '가뭄속의 단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해외수주의 대부분이 중동 및 아시아 지역에 편중돼 있고 이 지역에서 국내 업체간 과당경쟁까지 벌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점은 앞으로 우리 건설업계가 풀어야할 숙제다. 해외수주가 건설업계를 먹여 살릴 전부는 아닌 것이다. 해외건설시장 호황에도 불구하고 국내 건설업계가 불황타개를 위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이유다. 이에 본지는 국내 주요 건설업체가 어떤 청사진을 갖고 미래를 열어가는 지를 집중 조명한다.


◆ 건설+금융 시너지 기반…'해외로, 해외로'


금호아시아나그룹 '리스크'에서 탈출, 산업은행을 새주인으로 맞은  대우건설(대표 서종욱)이 한층 의욕적인 새해 경영목표를 제시하고 전투태세에 돌입했다.


대우건설의 올해 목표는 신규수주 14조원에 매출 7조2천억원, 영업이익 3천740억원. 이중 지난해 35%대였던 해외사업 비중을 45%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 아래 올해 해외수주 목표를 지난해(34억 달러)보다 56% 늘어난 53억 달러로 책정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대우건설의 비전이 '오르지 못할 나무'만은 아니라는 데 공감하는 분위기다.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탄탄한 금융기반과 대우건설의 시공능력이 융합된다면 안정적인 사업수행이 가능해지고 대우건설의 사업영역 확대 전략도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게 이같은 전망의 배경이다.



서종욱 사장 역시 최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대우건설 인수 M&A(인수합병)가 진행돼 온 지난 19개월 동안 해외 발주처에서 회사 신뢰도를 가장 크게 문제 삼아왔다"면서 "이제 초대형 금융회사인 산업은행이 최대주주가 됨으로써 해외사업을 안정적으로 벌일 수 있게 됐다"고 새주인을 맞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해외수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나이지리아, 리비아, 알제리 등 주요 거점국가에서의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고 오일 및 가스분야의 수주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산업은행과의 시너지를 통해 동유럽, 남미 등 신규시장 개척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우건설과 산업은행이 시공자 금융제공조건의 대형 프로젝트에 공동으로 참여한다면 대우건설의 사업참여 기회 확대 뿐 아니라 획기적인 수익성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아 부동산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구성의 성공 여부가 국내 개발사업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는데, 대우건설이 산업은행의 후원을 등에 업는다면 보다 많은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욱이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유상증자에 참여, 1조원이라는 자금이 수혈되면서 재무구조가 획기적으로 개선돼 신규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까지 확보하게 됐다. 대우건설은 이를 통해 해외사업 확대를 위해 필수적인 엔지니어링분야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 유상증자로 1조원 실탄 장전 완료


대우건설은 해외시장 개척과 함께 원전, 바이오가스 플랜트, 조력발전소, 해저터널 등 미래 신성장동력사업 시장도 선점한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대우건설은 월성원전 3,4호기, 신월성원전 1,2호기 등 국내 원전 시공을 통해 기술력과 시공경험을 축적했으며, 국내최초 해외원전 수출로 세계 시장에서도 그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바이오가스 플랜트 분야에서는 대우건설이 독자 개발한 'DBS공법'을 통해 유럽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며, 'DBS공법'과 연계해 생활폐기물에서 고형연료를 생산해내는 신사업을 구상 중이다.


또한 조력발전분야에서는 국내 최초, 세계 최대 규모의 시화호조력발전소 시공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8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조력발전소 건설시장을 선점해 나갈 방침이다.


건축분야에서는 지난해 총 7천691세대의 아파트를 공급한 데 이어 올해에도 1만5천34세대의 아파트 공급을 목표하고 있다. 10년 연속 아파트 공급 1위 업체의 위상을 지켜나가겠다는 것.


대우건설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에 뚜렷한 변화가 없지만 건설사로서 기본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에서 이같은 목표를 정했다"면서 "시장조사를 강화해 분양성이 담보되는 지역에 사업을 추진하고 1~2인 가구, 은퇴세대, 고소득 싱글족 등 최근의 트렌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그에 맞는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우건설은 '지배구조 개편'과 '서종욱 사장의 연임'을 통해 안정적인 경영기반을 갖추게 되면서 이 회사 최대목표인 '업계 1위 탈환'을 이룰 수 있을 지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류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