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우승컵 안긴 '재일교포 이충성', "과연 그는 누구?"

2011-01-30     온라인 뉴스팀

일본이 이충성의 극적인 결승골로 아시안컵 정상에 오른 가운데 그에 대한 남다른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30일 새벽(한국시간) 2011 아시안컵 우승을 다툰 일본과 호주의 결승전. 치열한 접전 끝에 연장전에 들어갔고, 연장 전반 8분 유니폼 뒤에 ‘LEE’라고 쓰여진 이름의 19번을 단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들어섰다.

승부차기로 갈 것 같았던 연장 후반 4분. 페널티지역 안에서 수비를 따돌린 그는 왼쪽 측면에서 넘어온 크로스를 그대로 왼발 발리슛으로 연결했다. 사실상 우승을 확정짓는 결승골이었다.

이 골의 주인공은 재일교포 4세로 태극마크를 달고 청소년대표에서 뛰기도 했던 이충성(26·산프레체 히로시마). 이충성의 결승골은 여러 가지 면에서 한일양국의 축구팬들에게 큰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

사실 이충성은 한국말이 서툴고 보이지 않는 ‘외톨이’의 설움을 겪으면서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해 일본으로 다시 건너가 일본 대표팀의 일원이 됐다.

한국에 대한 나쁜 감정이 없는 그에게 일본 국적으로 뛴다는 이유로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온게 사실. 하지만 그는 마음에 상처을 받으면서도 자신의 등 뒤에 한국 성(姓) ‘LEE’를 새겨 넣으며 한국의 핏줄임을 잊지 않았다.

일본의 축구커뮤니티인 MIXI에는 이충성의 골로 우승하게 되자 그동안 이충성에 대한 비판과 재일교포를 차별해왔던 것에 대해 반성의 글들이 올라왔다.

경기를 지켜 본 일본 네티즌들은 "결승에서 빛나는 발리슛, 정말 자랑스럽다" "오늘의 결과로 안티팬들이 없어질 것이다" "그동안 재일이란 꼬리표로 그를 힘들게 한 사람들이 부끄럽다"며 열띤 반응을 보였다.

한국 네티즌들 역시 "일본에서도 차별을 받았을텐데 훌륭하게 성장해서 감동이다" "예전 한 다큐멘터리에서 이충성 선수의 이야기를 본적이 있는데 자랑스럽다" "기쁜일이지만 한편 가슴이 짠하다"며 응원의 글을 남겼다.(사진=MBC SPORT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