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부회장' 失地 회복 나선다

신개념 스마트폰·패드 잇따라 개발 LG전자 글로벌 대반격

2011-02-03     유성용 기자

지난해 10월 LG전자의 사령탑에 앉은 구본준 부회장<사진>은 "제조업 기본이 무너진 게 LG전자 위기의 원인"이라면서 앞으론 "더 빠르고 강하고 스마트하게 가겠다"라는 일성을 던졌다.


당시 구 부회장은 "휴대폰 사업에서 처한 어려움은 잠시만 방심해도 추월당할 수밖에 없는 냉혹한 '게임의 법칙'에서 비롯됐다"며 "주도권을 되찾아오기 위해서는 시장 판도를 바꾸는 혁신적 제품을 남보다 먼저 시장에 내놓아야 한다"는 의지를 다졌다.


'오너의 귀환' 4개월후, 구 부회장은 그동안 갈고 닦은 회심의 카드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수세에 몰렸던 글로벌 시장에서 대반격에 돌입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한발 늦은 대응으로 지난해 1천억원대의 영업이익에 그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구 부회장은 최근 신개념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제품을 잇따라 출시, 스마트경영을 가속화함으로써 실지(失地)를 회복하겠다는 강한 포부를 드러내고 있는 것.


◆ 바르셀로나 MWC에 신개념 스마트폰 공격적 홍보


구 부회장은 우선 오는 1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승부를 건다.


지난해 남용 사령탑 시절엔 MWC에선 별도의 전시장 없이 사업자 미팅 장소만 설치했던 수동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구 부회장은 올해 정식 전시장을 마련해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알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구 부회장은 올해 MWC에서는 옵티머스 2X, 옵티머스 블랙, 옵티머스 3D 등 프리미엄폰을 집중 선보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LG전자의 예전 명성을 되찾겠다는 구상이다.


구 부회장의 비장의 카드는 현존하는 휴대폰 중 최고사양이라고 자부하는 옵티머스 2X다. 최초로 듀얼코어 CPU(중앙처리장치)를 단 옵티머스 2X는 1월말 현재 7만대의 예약판매가 이뤄진 상태다.


LG전자는 이미 이 제품 출시와 관련해 "스마트폰 시즌2가 시작됐다"는 표현을 쓰며 차세대 스마트폰 전쟁에서는 앞서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바 있다.


아이폰, 갤럭시S 등 싱글코어와 비교할 때 웹브라우징이 최대 2배가 빠르고 애플리케이션 처리는 최대 5배인 이 제품으로 단숨에 시장판도를 바꿔보겠다는 게 구 부회장의 전략이다.


구 부회장은 옵티머스 2X에 비해 화면밝기와 절전기능을 개선하고 디자인에 차별성을 둔 옵티머스 블랙으로 '제2의 초콜릿폰 신화' 재건도 함께 노리고 있다.


3D(3차원 입체영상) 콘텐츠의 재생과 촬영이 가능한 스마트폰(가칭 옵티머스 3D) 역시 구 부회장이 준비한 회심의 카드다.


이 제품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고 4.3인치 크기의 LCD 화면을 탑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경을 쓰지 않고도 30~50㎝ 떨어진 거리에서 3D 콘텐츠를 볼 수 있는 획기적인 제품이다.


◆ 글로벌 태블릿PC 시장에도 출사표


구 부회장은 아이패드와 갤럭시탭으로 양분돼가고 있는 글로벌 태블릿PC 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구 부회장은 구글의 태블릿PC 전용 OS '허니콤'을 탑재한 태블릿PC '지-슬레이트(G-slate)'를 티모바일 US社를 통해 3월 미국 시장에 출시키로 결정했다.


'지-슬레이트'는 지난 1월 美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1 전시회에서 티모바일US社의 스마트폰 라인업 '4G 시리즈'의 대표 제품으로 처음 공개돼 화제를 모았는데 구 부회장은 애플 아성인 미국시장에 정식으로 도전장을 내민 것.
 

이 제품은 엔비디아社의 차세대 '테그라2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채택했으며 1280×768 해상도(WXGA급)의 8.9인치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10인치 화면의 아이패드와 7인치 크기의 갤럭시탭의 중간 사이즈로 휴대성이 떨어지는 아이패드와 화면이 상대적으로 작은 갤럭시탭의 약점을 보완한 태블릿PC로 보인다.


LG전자는 한 손에 쥐어지는 휴대성과 빈 공간 없는 최상의 화면비율을 원한다는 소비자조사 결과를 반영해 첫 태블릿PC의 화면 크기를 8.9인치로 결정했다고 밝혔기 때문.


테그라2 듀얼코어 프로세서는 중앙처리장치(CPU)의 1기가헤르츠(GHz) 코어(Core)를 두 개로 늘린 것으로, 각각의 프로세서가 독립적으로 작동해 전력 소모량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를 통해 1080p(progressive) 풀HD 영상 재생과 3D 게임 구동 등 강력한 멀티미디어 기능을 지원한다.


또한, 플래시 지원 500만 화소 듀얼 카메라로 3D영상을 녹화한 후 HDMI 단자를 통해 TV나 PC 등 다른 기기에 쉽게 업로드 할 수 있어 쉽고 빠른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환경을 제공한다.


이 외에도 고해상도 동영상의 끊김 없는 재생이 가능한 어도비 플래시 플레이어 10.1, 32GB 내장메모리, 화상회의가 가능한 200만 화소 전면 카메라, 6400 밀리암페어(mAh) 대용량 배터리, 자이로스코프(Gyroscope)센서 등의 강력한 하드웨어 사양을 적용했다.


이 제품의 이름은 '옵티머스 패드(Optimus Pad)'로 결정됐다.


'오너의 귀환'으로 활기를 찾아가고 있는 LG전자가 신개념 제품들로 글로벌 시장에서 권토중래를 이룸과 동시에 LG화학에 내준 LG그룹의 주포자리를 다시 찾아올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