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150만명 고객정보 헐값 매입 논란

2011-02-08     심나영 기자

삼성테스코의 홈플러스(대표 이승한 회장)가 비식품 시장 영역을 넓혀가려는 전략으로 고객정보를 헐값에 대량 사들여 논란이 일고 있다.  


홈플러스는 작년 말 독일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인테리어소품 및 의류쇼핑몰 '오토'(otto)가 한국시장에서 철수할 때, 오토가 보유하고 있던 150만명 고객 데이터베이스와 물류창고를 11억에 넘겨받았다.


오토의 주 고객층은 차별화된 인테리어와 의류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20~30대 여성. 마니아들이 애용하던 이 사이트에서 작년 한 해 동안 1회 이상 구매한 고객 수만 35만명에 이른다.


주부층이 타깃인 식품영역에서 강세였던 홈플러스는 이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비식품영역 사업까지 공격적으로 확장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문제는 고객 정보만 매입한 인수의 타당성 여부. 돈을 주고 산 형태라 법적 문제는 없지만 오토 회원들의 입장에선 자신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자신들의 정보가 홈플러스로 그대로 이전되는 셈이다. 


전(前) 오토 관계자는 "한마디로 홈플러스가 오토의 사이트 주소와 고객 정보만 쏙 빼간 것"이라며 "한국에서 철수하던 오토도 손해 볼 것 없었고 홈플러스도 합법적으로 정보를 사들인 건 맞지만 고객들 입장에서는 자신의  정보가 자신도 모르게 팔려나간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오토 고객이던 이정은(여,32세,서울 공덕동) 씨는 "홈플러스에서 내 정보를 가지고 갔다니 당황스럽다"며 "또한 소비자 입장에서 오토가 가지고 있던 개성을 살릴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현재 인터넷 창에 오토 주소(www.otto.co.kr)를 입력하면 홈플러스(www.homeplus.co.kr)로 연결된다. 그러나 현재 홈플러스 홈페이지에서 오토에서 판매하던 물품들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홈플러스가 '고객 데이터베이스'에만 목적을 두고 오토에 접근했다는 근거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비식품 영역을 강화해나갈 계획으로 오토에서 고객 정보를 산 것"이라며 "비식품 영역은 인테리어나 소품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식품을 제외한 모든 부분을 총망라한다"고 설명했다.


150만 고객정보를 바탕으로 메일링 서비스 등을 통해 홈플러스 비식품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오토코리아는 독일 함부르크에 본사를 둔 세계 1위 통신판매 회사인 '오토'의 국내 법인으로 1997년 두산과 합작으로 '두산오토'를 설립해 국내에 첫발을 들였다.


그러다가 2000년대 후반 두산이 물러나면서 '오토코리아'로 이름이 바뀌어 운영되다가 작년 11월 말 한국 철수 결정이 내려졌다.


[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심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