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야심에 친인척 뒷조사한 맏며느리 물의, H그룹은 어디?
경남 밀양 소재 중견기업 H그룹의 맏며느리가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해 가족들의 사생활을 뒷조사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H그룹에 대한 세인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7일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이기석 부장검사)는 H그룹 조모 회장 장남의 부인 이모 (48세)씨가 자신의 남편이 경영권을 물려받도록 하기 위해 동서지간인 조 회장의 둘째 아들 부인과 둘째 사위의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빼낸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자신의 남편이 차남과 둘째 사위보다 시아버지의 신임을 받지 못해 경영권 승계에서 불이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자 이들을 음해하기 위해 심부름센터 직원을 매수, 형제들의 불륜관계, 금융거래 내역 등을 뒷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조사 결과 이씨는 2009년 10월 지인에게 심부름센터를 소개받아 남편의 남동생과 손아래 동서가 가입한 인터넷사이트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불법 취득했다. 또 같은 시기 동서 등이 거래하는 H은행에서 예금 잔액 등 금융거래정보를 무단으로 빼낸 혐의도 받고 있다.
이 같은 이씨의 과도한 내조는 심부름센터의 배신(?)에 의해 세상에 드러나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심부름센터를 통해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지 못한 이씨가 질책과 함께 환불을 요청하자 심부름센터 측에서 일련의 정황을 시매부 측에 폭로한 것.
결국 이러한 사실은 이씨의 시아버지인 H그룹 조 모 회장의 귀에까지 들어갔고, 조 회장이 이씨를 검찰에 고발해 수사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까닭에 업계 일각에서는 조심스레 "H그룹을 둘러싼 형제간 다툼이 '부자의 난'으로까지 번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 H그룹 측의 공식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H그룹 측은 "자세한 내용을 알지 못 한다", "담당자가 없다", "답변을 해줄 수 있는 부서가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H그룹은 1972년 차세대 신소재인 유리섬유 전문 제조업체로 출범한 이후 유리섬유, 탄소섬유 등 첨단복합소재 분야에서 국내 최고 기업 중 한곳으로 손꼽힐 정도로 성장한 유망한 중견기업.
1970년대 우리 국군의 방탄모였던 '철모'를 복합섬유 소재로 만든 '방탄헬멧'으로 대체하고,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탱크의 핵심소재인 레이더 기지의 레이더 돔(Dome)과 같은 첨단 제품을 만들어 내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 왔다.
이 회사 오너인 조모 회장은 자본재 기술개발의 공을 인정받아 '금탑산업훈장'등 많은 상을 수상한 원로 중소기업인이다.
[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류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