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수입지하상가' 억울해요

2007-03-19     박선경 소비자
지난 17일 나와 남자친구는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하기 위해 서울 남대문 지하상가를 찾았습니다.

돌아다니다 '숭례문 수입지하상가'로 발길을 옮겼죠.

그 중 끝 쪽에 있는 상점에 가서 "저기, 캐논 850을 보여주세요"라고 했더니 보여주더군요. 우리 말고도 다른 손님이 있어 번갈아 가며 손님을 상대하더라고요.

이 것 저 것 보고 있는 와중에 "손님, 이게 캐논의 경쟁 상품 '니콘'인데 한 번 보시죠"라며 물건을 내밀었습니다.

캐논과 니콘, 두 상품을 비교해 보다가 남자친구가 니콘을 바닥에 떨어뜨렸어요.

LCD쪽이 조금 빠져나왔는데 눌렀더니 들어가더군요. 그제서야 매장 주인이 다가와 "물어내던지 니콘을 싸게 줄테니 사가라"고 말하는거예요.

헛웃음이 나오더군요.

순간, "니콘, 이거 전시용 아니예요?" 라고 했더니 "전시용이긴 한데 떨어뜨렸으니 사셔야죠"라며 자꾸 강요하더라구요.

하지만 LCD화면에 많은 사람의 지문자국과 여러 사람들이 찍었던 흔적을 발견해서 사고 싶진 않았어요. 나 또한 처음 전시한 제품이였다면 너무 미안하고해서 어떻게든 더 좋은 방향으로 해 보고 싶었지만 이미 여러 사람의 흔적이 있었는데….

너무 화가 나서 "얼마 드리면 되는데요?" 라고 했더니 "얼마 줄 수 있는데요?"라는 어이없는 대답에 거금 5만원을 물어주고 왔습니다.

고장났다는 증거도 없었지만 데이트하는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았고 그런 사람들을 상대하기 싫어서요.

결국, '캐논 총판 대리점'에 가서 디카를 구입했습니다. 서비스도 훨씬 더 좋고 기분까지 덩달아 좋더라고요. 그래서 두 개나 구입했답니다.

그 일이 있은 후부터 '숭례문 수입지하상가'에 있는 상점에는 가지 않기로 마음 먹었죠. 그 곳 모두 '그 매장'같지는 않겠지만 영원히 지워지지가 않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