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인맥쌓기의 장'? 아니면 '신상털기의 장'?
다양한 인맥을 쌓는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SNS가 오히려 내 신상정보 유출의 장이 되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SNS(social network service)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 SNS로 바뀐 소통 방식의 변화는 삶의 구조를 바꿔놓았다. 아침에 일어날 때부터 잠들기 전까지 컴퓨터, 스마트폰을 통한 SNS 접속은 이전엔 불가능했던 새로운 세계를 열었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세계적인 이슈를 만들고 있는 SNS와 싸이월드, 미투데이 등 기존의 국내 SNS 이용자를 합치면 전 국민 5명 중 3명이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편리함을 위해 만들어진 모든 기술이 그렇듯이 SNS 또한 양날의 검이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 이면에는 그만큼 자신의 정보가 유출되기 쉽다는 단점이 자리 잡고 있다.
경기 광명시 소하동에 사는 류 모(여.29세)씨는 포털사이트 '다음(Daum)'에 접속해서 즐겨보던 드라마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던 중 '소셜웹'이라는 메뉴를 클릭했다가 깜짝 놀랐다.
관련 드라마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며 5명의 사진이 올라왔고 그 중 하나의 사진을 클릭했더니 그 사람의 이름, 트위터 아이디, 최근의 관심주제 등의 개인정보부터 그와 대화 많이 한 사람까지 몽땅 검색됐기 때문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검색창에 자신의 트위터 아이디를 넣어봤던 류 씨는 또 한 번 놀랐다. 아이디만 가지고도 자신의 개인정보들과 자신이 이전에 썼던 글들까지 모조리 공개되었다.
류 씨는 "소셜미디어를 이용하다 보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신상정보가 공개될 수 있지만 이건 경우가 다르다"며 "내 개인정보들과 지인들까지 공개되는 건 도가 지나친 것 같다"고 불만을 토했다. 이어 “어차피 주소만 치면 쉽게 접근 가능한 정보일 지라도 포털사이트에서 완전히 까발려지는 것을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흥분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다음에서 내놓은 '소셜웹' 검색서비스에서 기인한다.
'소셜웹' 검색서비스는 검색창에 국내 또는 해외 SNS에 올린 사용자의 데이터를 보여주는 검색 서비스로 트위터, 요즘, 미투데이, 페이스북, 등 대표적 SNS 서비스의 공개된 데이터를 검색 결과로 제공한다.
‘소셜웹’ 검색에서 SNS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의 아이디를 검색하면 공개된 프로필과 함께 최근 작성한 글에서 추출한 ‘최근관심주제’, 답글 관계의 글에서 추출한 ‘대화 많이 한 사람’ 등을 결과로 제공한다.
얼핏 '개인정보노출'로 비춰지지만 약관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 SNS 가입 시 약관엔 "귀하가 전송, 게재 또는 게시하는 콘텐츠는 본 서비스를 이용하는 타 이용자들에게뿐만 아니라 제3자 서비스 및 웹사이트를 통해 보여질 수 있습니다"라고 명문화돼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비자가 약관을 자세히 읽지 않은 상태에서 가입하는 것을 감안할 때,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자신의 정보제공에 동의한 이가 얼마나 되는지는 미지수다.
물론 자신의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게 하는 방법은 존재한다. 각 SNS의 '개인정보 설정' 혹은 '환경설정'메뉴에 들어가 '외부 검색사이트 제한', '공개검색 허용 해제' 등을 체크하면 된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는 단순히 번거롭다는 이유만이 아닌, 개인정보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거래수단으로 이용됐기 때문이다.
서울시 강북구 인수동에 사는 김 모(남.31세)씨는 “나도 트위터를 이용하고 있지만 내 정보가 포털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떠다니고 있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며 “포털사이트와 SNS의 거래에 왜 내 개인정보가 이용돼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biz&ceo뉴스/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