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랩수수료 인하 '생색내기용?'

파격인하주장에, 경쟁사들 "타사 평균수수료와 큰 차이없다" 맞서

2011-02-14     임민희 기자
미래에셋증권(회장 박현주)이 '자문형 랩 수수료 파격 인하'를 내세워 본격적인 영업경쟁에 나선데 대해 삼성증권(사장 박준현) 등 일부 경쟁사는 미래에셋의 수수료 인하에도 불구, 하향조정된 수수료 수준이 자신들에 비해 크게 낮은 것도 아니라며 애써 외면하고 있다.

특히, '수수료 인하 불가' 방침을 밝힌 일부 경쟁사는 미래에셋증권이 자문형 랩 수수료를 3%에서 1.9%로 대폭 인하한 듯 홍보하고 있지만 실상 각 업계 평균 수수료와 비교했을 때 별반 차이가 없다는 인식을 보이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타사에 비해 마치 파격적으로 낮은 수수료를 받는 것처럼 생색내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14일부터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자문형랩 수수료율을 기존 3%에서 1.9%로 인하했다. 현대증권 역시 14일부터 자문형랩 수수료율을 기존 1.5%~3.0%에서 1.0~1.5%로 내리면서 ‘수수료 인하 경쟁’에 불을 붙였다.

반면, 랩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증권 등 상위 증권사들은 현 수수료를 유지,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가치와 만족도를 높이겠다며 기존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삼성증권은 고객의 70% 이상이 평균 2% 초반의 수수료를 낸다는 점을 들어 미래에셋증권 측이 인하한 수수료와 비교해 봐도 경쟁적으로 전혀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현재, 삼성증권의 자문형 랩 수수료는 최저 1.2%에서 최고 3.2%로 평균 2.3%~2.4%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대우증권(사장 임기영)은 1.6%~2.6%, 우리투자증권(대표이사 황성호) 1.2%~3%, 동양종금증권(대표이사 유준열) 1.4%~3%, 한화증권(대표이사 이용호)은 3%의 수수료를 각각 받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기존 3%의 고액수수료 부분은 삼성이 아닌 미래에셋증권에 해당하는 얘기"라며 "자사의 자문형 랩 수수료는 평균 2% 초반으로 타사와 비교해 적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증권 등 상위 증권사들의 회의적 반응에도 미래에셋증권이 시작한 '랩 수수료 적정성 논란'은 일단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랩 판매에서 저조한 실적을 보이던 미래에셋증권이 현대증권과 함께 업계 최초로 '1%대의 수수료'를 현실화시키면서 증권업계에 미묘한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

하지만 성공여부는 미지수다. 금융위기 여파로 한때 대규모 펀드 손실을 초래, 많은 고객에게 손해를 안겨줬떤 미래에셋증권이 '자문형 랩 수수료를 인하'했다고 해서 떠났던 투자자들이 다시 돌아올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인하한 수수료율 역시 따지고 보면 그리 '파격적인 할인'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어 '일시적 효과'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