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통합해 대형IB설립? 실현가능성은'글쎄'
2011-02-15 임민희 기자
특히, 대우증권(사장 임기영)이 우리투자증권의 잠재적 인수세력으로 급부상하면서 실현가능성을 놓고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실, 우리투자증권 분리매각과 대형증권사간 합병을 통한 대형화 문제는 금융산업 시장 개편과 맞물려 수년전부터 필요성이 제기돼 왔으나 우리금융 민영화 부진과 합병방식 등 실현가능성 논란으로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최근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정책금융기관의 재편을 통한 대형화와 민간 주도의 강력한 IB의 출현을 강조하면서 다시금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일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2주년을 맞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IB 육성을 위해서는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정책금융공사, 산업은행 등의 공공부문 기능 재편과 함께 민간부문에서 파워풀한 IB가 나올 수 있도록 '투(Two) 트랙'으로 가야 한다"며 그 연장선상에서 "우리투자증권 분리매각을 충분히 논의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발언 이후 관련 주가는 소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우리투자증권의 7일 주가는 2만2천750원을 기록,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돼 단기 급등했다. 그러나 지수조정 등의 영향으로 소폭의 오르내림을 반복, 14일 현재 우리투자증권 주가는 전일대비 250원(1.09%) 내려간 2만2천650원을 나타냈다.
증권업계는 김석동 위원장의 발언에 주목하면서도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이 나오기 전까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거론되는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등 증권사간의 M&A 추진에 대해서도 단순히 규모를 키우기 위한 합병보다는 양사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마련이 전제돼야 한다고 제기하고 있다.
신영증권 박은준 선임연구원은 "우리투자증권에 대한 분리매각 발언이 있은 후 기대감이 반영돼 6% 가량의 주가상승이 있었지만 지수조정에 들어가면서 증권사 전체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사실 우리금융 민영화 플랜이 나왔던 수년전부터 지방은행과 마찬가지로 우리투자증권 분리매각 여부가 제기됐는데 보다 구체적인 실현계획이 필요할 듯하다"고 평가했다.
박 선임연구원은 "정부의 대형IB 추진 취지는 공감하지만 국내 증권사들의 사업구조와 영업스타일 등이 비슷하기 때문에 단순히 합병만 할 경우 중복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규모만 키우는 게 아니라 아시아를 대표하는 대형IB를 만들 수 있는 세부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대신증권 강승건 애널리스트도 "우리금융 민영화 추진 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투자증권 분리매각 가능성을 예단하기는 어렵다"며 "대형증권사간 통합으로 대형IB를 만들겠다는 것 역시 이미 3~4년 전부터 나왔던 얘기로 어느 회사들을, 어떤 방법으로 추진할지 가시화된 게 없기 때문에 현재로선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