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우 인생역전, 위기의 신한 '구세주'될까?
신한 '4룡'중 최후의 승자로 우뚝..역전드라마 펼칠까 금융계 주목
2011-02-17 임민희 기자
한동우 신한지주 회장 내정자는 신상훈 전 사장과 이동걸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홍성균 전 신한카드 부회장과 더불어 '4룡'으로 불리며 그룹 내 차세대 주자로 주목을 받아왔다.
그러나 한 내정자는 신 전 사장의 후광에 가려 번번이 2인자로 만족해야 했다. 실제로 지난 2003년 신한은행장 인선과 2009년 신한지주 사장 인선 당시 유력한 후보로 이름을 올렸으나 결국 신 사장에게 밀려 고배를 마셨다.
그런 그가 '신한금융 경영진 내분사태'로 위기에 빠진 그룹을 구할 신한지주의 넘버원자리인 '회장'으로 화려하게 부활, 그야말로 4룡중 최후의 승자가 된 것이다.
한 내정자는 신한생명 사장과 부회장 재직 당시 보여준 뛰어난 리더십과 경영능력을 발판으로 신한그룹의 조직화합과 조기 경영정상화를 이루겠다는 비장한 결의를 다지고 있다.
한 내정자가 향후 그룹의 어떤 역전드라마를 만들어 낼지 금융계가 주목하고 있다.
'인생역전' 한동우, 그룹 '1인자' 등극
한동우 내정자는 지난 30년을 신한그룹에서 보낸 정통 '신한맨'이다.
한 내정자는 부산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 1982년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기획조사부장, 종로지점장, 인사부장, 상무이사, 개인고객본부·신용관리담당 부행장을 거쳐 2002년 신한생명 대표이사 사장,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신한생명 부회장을 지냈다.
한 내정자는 신한생명 사장과 부회장으로 재직할 당시 자사의 흑자 전환과 지주사 편입을 이끌어내는 등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했다.
실제로 한 내정자가 신한생명 사장 취임 전인 2001회계연도에 121억원에 불과했던 신한생명의 순이익 규모를 2006년도에 1천236억원으로 10배나 늘려 주위 업계를 놀라게 했다. 또 2005년에는 1990년 신한생명 창립 후 처음으로 주주 배당을 실시했고 그해 지주회사 편입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다.
한 내정자는 이밖에도 내부 직원들에게 '덕장'으로 불릴 만큼 성품이 온화하고 친화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생명 사장으로 재직할 당시에는 직원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필요시 반영하는 합리적 경영을 펼쳐왔다.
한 내정자는 특유의 카리스마와 영업능력으로 뛰어난 경영성과를 이룩했지만 그룹의 '1인자' 자리에 오르는 것은 쉽지 않았다. 막강한 라이벌인 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 등에 밀려 번번이 고배를 마셨기 때문.
20년간 신한은행에서 상무이사와 부행장 등 중요 직책을 맡았으나 정작 신한은행장 인선에서는 신상훈 전 사장에게 밀려 신한생명 사장직에 만족해야 했다. 2009년에도 신한지주 사장직은 신 전 사장에게 돌아갔다.
조직화합 등 조기정상화 주력, 계파간 갈등 봉합 관건
한 내정자에게 '1인자'의 꿈은 요원한 듯 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신한은행이 신상훈 전 사장을 형사고발한 것을 계기로 신한금융 경영진간 내분사태가 촉발되면서 그룹이 총체적인 위기에 처했다.
결국, 라응찬·신상훈·이백순 등 경영진 '빅3'가 모두 물러나면서 5개월 여간 지속됐던 '신한사태'는 일단락됐으나 그로 인한 조직분열과 대내외 이미지 실추 등 이를 해결할 구심점이 시급했다. 더구나 차기 회장 인선 과정에서 전 경영진의 개입 의혹 및 내부 편가르기 등으로 조직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우여곡절 끝에 신한지주 신임회장으로 선출된 한 내정자는 기쁨보다는 예전의 신한 모습을 되찾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
한 내정자는 지난 14일 신한금융 특별위원회를 통해 차기 회장으로 단독 추대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신한금융 사태로 브랜드 가치 손상과 조직 분열의 상처를 입었다. 신한금융이 빠른 시일 내에 제자리를 찾는데 앞장서겠다"며 조기 경영정상화 의지를 밝혔다.
그는 내정자 신분이지만 그룹 관계자들을 만나 현안 파악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한 내정자는 이사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정식 선임되기 전까지 신한은행 본점에 있는 신상훈 전 사장의 집무실에서 업무 보고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내부 계파간 갈등 봉합을 위해 3월말 주주총회 전까지 라응찬 전 회장을 비롯해 신상훈 전 사장, 이백순 전 행장 등을 만나겠다는 뜻을 전했다.
재일교포 주주들도 만나 얘기를 경청하는 등 조직화합을 위한 방안마련에 주력할 방침이다. 향후 업적과 성과에 입각한 객관적인 인사를 단행할 뜻도 내비쳤다.
한 내정자는 오는 21일 이사회에서 회장 후보로 추천된 후 3월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으로 최종 선임된다. 주총까지는 한달여의 시간이 남았지만 사실상 그룹의 차기회장으로서 입지 강화와 계파분열 중단 등 내부단속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