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텃밭' 터키에 삼성폰 열풍

2007-03-21     헤럴드경제
소피아 대성당으로 알려진 ‘아야 소피아 박물관’이 위치한 터키 이스탄불 중심가. 세계적 문화유산들이 즐비한 이곳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삼성 휴대폰 광고판이다.

동서양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며 브릭스(BRICs)이후, 최대 신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터키에서 삼성 휴대폰 바람이 거세다.

삼성전자의 터키 진출 첫해인 2001년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고작 1.3%. 터키 휴대폰 시장은 매년 10% 이상의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노키아의 입지가 그 어느 지역보다 강해 다른 업체들은 명함조차 내밀기 힘들었다.

삼성전자의 노키아 추격전은 지난해 본격화됐다. 바 타입 저가형 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현지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과감히 고급 슬라이드형 휴대폰을 앞세워 노키아의 아성에 도전장을 던졌다.

노키아와 차별화된 프리미엄 전략은 시장에서 서서히 먹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터키에서 169만대의 휴대폰을 판매, 시장 점유율을 2005년 4위(6.1%)에서 2위(14.6%)로 끌어올렸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노키아의 점유율은 감소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증가, 삼성전자가 노키아의 텃밭을 서서히 잠식해 가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지난해 터키에서 고급 기종으로 구분되는 슬라이드폰 시장 점유율은 무려 76%. 더 주목할 것은 평균 판매 단가(ASP)부분에서 삼성휴대폰은 지난해말 기준 240유로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터키 시장의 9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오픈 마켓 시장의 특성을 역이용한 역발상 마케팅은 고속 성장비결로 꼽힌다.

오픈마켓 시장이란 이동통신사업자에게 단말기를 공급하는 방식과 달리 직접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공략, 제조사들이 더욱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시장. 오픈 마켓시장에서 현지 휴대폰 거래선과의 관계는 시장의 성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노키아와는 달리 삼성전자는 휴대폰 거래선을 2개 업체로 축소해 유통 구조를 단순화하는 작업을 감행했다. 거래선 단순화 작업을 통해 유통망은 더욱 안정화됐고 타사보다 빠른 제품 공급도 가능해 졌다.

삼성전자 이스탄불지점 이창성 부장은 “프리미엄 휴대폰에 대한 삼성전자의 위상은 확고하다”고 했다. 그는 “지금 이 여세대로라면 올해 시장 점유율 26% 달성에 이어 내년에는 매출 기준 1위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스탄불=박영훈 기자(par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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