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자동차 '유서' 써 놓고 타야 하나 ?"

새차 운행중 시동 꺼지고, 차체 흔들리고… 회사 "차량 이상없다"

2007-03-22     백상진 기자
“대우차를 타려면 목숨 내놓고 운전해야.”

GM대우 신차가 불안하다. 출고 되자 마자 시동이 꺼지고, 오르막길에서 갑자기 정지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주행중 갑자기 시동이 꺼지는 고장은 자칫 대형 인명사고를 초래할 수 있어 중대한 결함에 해당한다.

또 자동차 배선불량으로 경고등에 불이 들어오는가 하면, 기어변속 충격이 심해 차체가 흔들리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회사측은 “차량엔 이상이 없다”며 교환이나 환불을 회피, 운전자를 불안하고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운행중 시동 꺼짐=교사인 정우나(여) 씨는 지난해 12월 18일 GM대우자동차의 ‘토스카’를 구입했다. 첫날부터 운행했는데, 이틀 후 차량의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영업소 직원이 운반차에 실어 공장에 들어갔고, 이틀 후 수리를 해서 가지고 왔다. 어이가 없는 일이었지만 ‘괜찮겠지’ 하고 출근을 하였다.

불과 1~2km 진행됐을까. 편도 3차선 도로에서 U턴신호를 받고 회전을 하고 차를 진행시키는 순간 시동이 다시 꺼졌다. 뒤 차가 뒤따라오는 상황이어서 급히 비상등을 켰지만 위험천만한 순간이었다. 그나마 3차선쪽에 차가 섰기 때문에 직진하는 차량이 조금씩 비켜갔다.

퇴근길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차의 시동을 켜고 조심스럽게 출발했다. 주차장에서 커브를 도는 순간 다시 시동이 꺼졌다. 이번이 세 번째였다.

자동차 판매직원에게 다시금 연락했고, 직원은 차를 가지고 갔다. 이 직원은 “3개월 안에 또 멈추면 새 차로 교환해주겠다”는 말 뿐 어떠한 조처도 없는 상태다.

정 씨는 “차가 이렇게 되니 생활에 막대한 지장이 있다”며 “그 차를 다시 운전하고 싶지 않다”고 소비자단체에 고발했다.

◆오르막길에서 시동 '뚝'=소비자 조성근 씨는 지난 1월 16일 GM대우의 RV차량 ‘윈스톰’을 구매했다. 2월 14일 오르막길에서 그냥 정지하는 일이 벌어졌다.

시동은 꺼지지 않았지만 산 길이나 고속도로에서 이런 일이 생겼다면 어떻게 됐을 까 생각하니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수리한지 한 달도 되지 않아 동일 사고가 또 발생했다. 구입한지 26일만에 고장이 나고, 수리한지 25일 만에 동일한 현상이 재발한 것이다.
조 씨는 “나도 자동차 수리업을 하고 있지만 작업한지 한 달도 되지 않아서 재발한다면 뭔가가 잘못된 것”이라며 “기술자로서 이해하기 어렵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차체 흔들림=소비자 이재웅 씨는 2007년식 ‘토스카’를 운행하고 있다. 몇가지 문제점이 발견되어 수리를 하러 다녔지만 제대로 된 수리도 답변도 듣지 못했다.

우선 기어 변속시 텅텅거리며 차체가 흔들릴 정도의 충격이 발생했다. 또 연료탱크에 기름을 가득 채우면 울렁거리는 소음과 함께 충격이 차량 내부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운전석 시트의 유격이 심해 제동 때마다 끄덕끄덕거렸다.

시트와 연료탱크를 교체한 후에도 똑같은 증상이 나타났다. 대우서비스센터측은 “다른 차들도 동일하게 발생하는 부분”이라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다.

이 씨는 “문제있는 부분을 교체까지 해놓고선 다른 차에도 다 발생하는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며 “그러면서 내가 예민해서 그렇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엔진경고등 3번 점등=소비자 정철 씨는 지난 7일 울산대우자동차 덕신영업소에서 구입한 ‘라세티’를 인도받고 집으로 가려고 시동을 걸었다.

노란불이 들어왔다. 처음 접해보는 차종인지라 원래 들어오나보다 하고 생각했다. 집에 도착후 궁금해서 매뉴얼을 펴보았다. 엔진경고등이었다.

차량을 판매한 영업소에 전화를 걸고 정비를 받았다. 기름 주유할 때 시동을 끄지않고 주유하면 경고들이 들어올 수 있다며 대수롭지 않게 그냥 리셋을 해주었다,

그로부터 4일 후 포항에서 주행중 다시 경고등이 들어와 근처 포항북부대우서비스센터에 의뢰를 했다. “RPM이 조금 높긴 한데 정확한 원인을 모르겠다”며 본사에 기술을 의뢰해보겠다고 대답했다.

그 후 연락을 기다리면서 차를 타고 다녔는데, 14일 오후에 다시 경고등이 들어왔다. 차를 판매한 소장한테 일주일만에 엔진경고등이 3번 들어왔다고 하니까 “자동차배선문제”라며 전체를 교환해야 한다고 했다.

정 씨는 “차를 구입한 첫날부터 문제가 발생하더니 결국은 배선전체를 교환해야한다는 자체가 차주로서 너무 황당하고 출고 때부터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며 차의 교환을 요구했다.

그러나 회사측은 “교환은 불가능하다”며 “최대한 수리를 해줄테니 기다려달라"고 했다.

이와관련, GM대우 홍보실 관계자는 “차가 한 두 대가 아니고, 많게는 수십만대씩 팔리다 보니 나타날 수 있는 문제다. 다른 회사의 차들도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언론이나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오는 소비자불만은 기술적으로 조사하고 따져봐서 판단해야 한다. 개별적 사항인지, 아니면 다른 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적인 사안인지, 안전과 관련된 문제는 여러 단계가 있다. 기술적인 부분은 쉽게 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정비소에서도 불만을 접수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파악 되는대로 조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