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대 회장,KB 바닥다지고 재도약 시동
방만한 경영 청산....은행 카드 증권 등 고른 성장 통해 1위탈환 노려
지난 6개월간 혹독한 구조조정과 그룹혁신을 통해 ‘체질개선’에 주력했던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사진)이 비밀병기인 'KB카드 분사', 'KB투자증권과 선물 통합' 등 비은행권 부문 강화와 대기업금융 주력으로 본격적인 '리딩금융' 경쟁에 돌입했다.
사실 어 회장은 지난해 7월 취임 후 '선 내실다지기 후 외형확장'을 경영목표로 삼아 취임 초기 모든 악재를 털어내는데 주력하면서 지난해 실적이 4대 지주사 가운데 가장 낮은 성적표를 받았다.
신한금융지주(회장 류시열)는 지난해 경영진 내분사태에도 불구, 2009년보다 82.6% 증가한 2조3천839억원의 순이익으로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고 우리금융지주(회장 이팔성) 1조2천420억원, 하나금융지주(회장 김승유) 1조108억원 등 다른 지주사 들이 모두 조단위 이익을 기록한 반면 KB지주는 883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는데 그쳤다.

하지만 금융권의 반응은 오히려 긍정적이다. 어윤대식 구조개혁을 통해 그간 방만한 조직경영에서 불거졌던 문제들을 해소하고 성공적인 조직통합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은행에 치중했던 것에서 탈피해 KB카드 분사, KB투자증권과 KB선물의 통합 등 비은행부문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올해는 보다 균형적인 성적향상이 기대되고 있다.
'조직혁신'과 '영업력 강화'라는 중대과업 달성을 목표로 부단히 초석을 다져온 어 회장이 올해에는 과연 어떤 성적표를 보여줄지 금융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6개월간 집중 체질개선, '어윤대 효과' 나타날까?
어윤대 회장은 취임 당시 공언한 대로 지난 6개월 동안 '비만증에 걸린 KB금융'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과감한 체질개선을 단행, 그룹변화혁신 TF를 구성해 국민은행에 대한 조직통폐합과 구조조정 등을 추진했다.
특히, 생산성 향상을 위해 국민은행 직원 3천244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업무 성과가 저조한 직원 200여명을 성과향상추진본부에 배치했다. 또 KB투자증권 등 적자를 냈던 계열사의 임원수를 30% 가량 줄이고 경비절감을 위해 어 회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진들의 급여를 자진 삭감토록했다.
어 회장은 지난 6개월간의 체질개선 노력을 발판으로 이제는 경영실적을 낼 수 있는 성장기반이 마련됐다고 보고 올해 1분기부터 그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비록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883억원, 4분기 기준 2천307억원으로 최악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수모를 당했지만 이는 올해의 성공을 이루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간주했다.
그룹 당기순이익이 전년도 대비 83.6%로 크게 감소한 것은 지난 2분기 중 자산건전성 개선을 위한 보수적 충당금 적립이 있었고 경영효율성 제고를 위해 4분기에 단행된 희망퇴직 관련 일회성 비용 6천525억원이 발생했다는 평가 때문이다.
카드, 증권 등 비은행권 강화로 '리딩금융' 도약
어 회장은 신년사에서 밝혔듯이 올해 경영전략을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조화로 세우고 보다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그는 KB금융그룹의 강점인 소매금융은 물론 우량 대기업, 기관고객을 중심으로 기업금융 기반을 확대하고 현재 5% 미만에 머물고 있는 비은행 부문 수익비중을 2013년까지 3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한 KB자산운용과 KB생명보험 등 '자생적 성장'을 우선적으로 추진하되 1~2년 후 경영정상화가 되면 증권 및 보험부문에 대한 인수·합병 전략을 병행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어 회장은 일단 그 첫 포문을 KB국민카드 분사로 시작했다. KB지주는 지난 16일 금융위원회(위원장 김석동)로부터 국민은행(행장 민병덕)의 카드사업부문 분할 및 KB국민카드 신용카드업 영위를 위한 인허가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KB국민카드가 3월 2일 공식출범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카드사업 부문의 자산은 지난해말 기준 12조4천억원, 카드 이용실적은 65조원(체크카드 포함), 회원수는 1천051만명에 달해 신한카드(사장 이재우)에 이어 카드업계 2위를 기록하는 등 국민은행과 더불어 KB국민카드는 KB지주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담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민카드 영업망은 서울, 인천 등 전국적으로 23개로 현재 영업 중이거나 설립을 준비 중이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차별화된 고객가치 창출에 기반해 질적 경쟁력을 높여나가겠다"며 "국민은행에 속해 있다 보니 리스크 관리에 강점이 있고 이제 전업계 카드사로 분리되면 빠른 의사결정과 고객의 니즈에 맞는 상품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KB투자증권(사장 노치용)이 지난 15일 이사회를 통해 계열사인 KB선물(사장 남경우)을 흡수합병하기로 의결, 오늘 3월 초 통합할 예정이다. KB투자증권과 KB선물이 통합되면 고객편의 증대와 복합상품 출시 등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은행·증권간 복함점포 확대, 대기업금융 주력
어 회장은 증권·은행간 복합점포(BIB) 개설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KB투자증권은 지난해 초 국민은행 프라이빗뱅킹(PB)센터 내에 2개의 BIB영업점(압구정과 도곡지점)을 낸데 이어 12월 3호점(잠실중앙지점)과 4호점(경기도 분당 서현역지점)을 잇따라 개설했다. 올해에는 핵심지역을 중심으로 BIB 영업점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KB투자증권은 2009년 2월 홈트레이딩시스템인 HTS(온라인을 통해 주식매매를 하는 시스템)를 기반으로 국민은행의 1천200여 개 지점을 활용한 개인 소매 영업에 진출, 은행과 복합금융상품 개발과 판매를 진행 중이다.
KB지주는 은행 지점과 증권 지점이 한 건물 내 나란히 위치하는 금융복합점포(BWB) 개설을 추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한다는 방침이다. 우리 신한 등 다른 금융지주에서는 이미 BWB 점포가 있지만 KB금융은 증권 보험 계열사 규모가 작아 도입하지 못했었다.
어 회장은 저축은행 인수와 관련, 최근 언론을 통해 "인수자가 직접 저축은행을 설립해 자산과 부채를 떠안는 자산·부채 이전(P&A) 방식이라면 가능할 것"이라며 유동성이 확보되는 대로 인수를 나설 뜻이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KB지주가 소매금융에 치중해 있다는 점에서 올해는 그룹규모에 맞는 대기업 금융 강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어 회장은 최근 상위 15개 대기업 총수들을 만나 이같은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어 회장은 대기업 금융서비스 확대를 위해 기존 거래 대기업들과 업무제휴를 맺는 등의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국민은행은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에서 '대기업금융그룹' 부문을 별도 신설하고 골드만삭스증권 한국대표, 하나IB증권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한 이찬근 씨를 부행장으로 전격 영입했다.
KB지주 관계자는 "KB금융이 자산이나 영업규모에 비해 기업기여도가 낮았다"며 "KB도 지속적인 성장을 추진해야 하기 때문에 소매금융과 더불어 대기업금융으로 전환을 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간 부진을 털고 새출발선에 선 어 회장이 자신의 공언대로 얼마만큼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줄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