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반격..SK텔레콤 ‘안드로이드 왕국’ 흔들리나?
모토로라가 3월부터 전략스마트폰인 '아트릭스'를 KT에 공급하기로 하면서 그동안 '안드로이드 왕국'을 지켜왔던 SK텔레콤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SK텔레콤은 안드로이드 OS(응용체제)를 탑재한 삼성 갤럭시 시리즈 등을 국내에 거의 독점 공급하면서 그동안 안드로이드 전용 통신사처럼 자리를 굳혀 왔으나 작년 HTC, 이번 모토로라 등 외국계 통신사의 잇단 '양다리 걸치기'로 입지가 약화되고 있는 것.
반면 KT는 아이폰 전용 통신사의 이미지를 벗고 안드로이드 시장으로 발을 넓히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와 모토로라코리아는 스마트폰 '아트릭스' 출시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아트릭스'는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11’에서 ‘최고의 스마트폰’에 뽑힌데다 ‘MWC(모바일월드콩글레스) 2011’에서도 호평을 받은 제품이다. 듀얼코어 프로세스를 탑재했으며 1GB의 메모리에 1,930mAh라는 대용량의 배터리를 자랑한다. 특히, 여타 스마트폰과 차별화된 웹기반 데스크톱 ‘웹톱 애플리케이션’과 전용 도크를 장착하여 PC 수준의 강력한 컴퓨팅 환경을 제공한다.
SK텔레콤이 이동전화사업을 시작한 1988년부터 무려 23년간이나 SKT에 단말기를 독점공급해 온 모토로라가 처음으로 KT에 제품을 낸 것에 대해 통신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SK텔레콤에서만 제품을 출시해왔던 외국계 제조사들이 KT에도 공급을 결정한 것은 지난 11월 HTC에 이어 두 번째다. KT는 당시에도 HTC의 전략스마트폰이라 할 수 있는 '디자이어HD'를 우선 공급받아 화제가 됐었다.
외국계 제조사들만이 아니다. SK텔레콤과 긴밀한 파트너쉽을 형성했던 삼성 또한 KT에 화해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지난 18일 KT 표현명 사장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KT 고객을 위해, 그동안 준비해 온 넥서스S 출시가 확정되었습니다”라고 전했다. 넥서스S는 삼성과 구글의 합작품으로 안드로이드 OS의 완성판이라 불리는 ‘진저브레드’를 탑재하고 있는 데다 ‘NFC(근거리무선통신)기술’이 지원되어 갤럭시S보다 어떤 면에서는 우위에 있다고 평가되는 전략 스마트폰이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그동안 SK텔레콤이 주도해왔던 통신업계의 구조변화도 예상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스마트폰 22종을 출시하며 가입자 390만명을 확보했으며 이들 중 대다수는 안드로이드폰이었다. 애플 ‘아이폰’을 중심으로 245만명을 확보하는 데 그쳤던 KT가 시장 다변화 전략의 발판을 마련함으로써 올해 통신업계의 지각변동이 예견되는 것. "'아이폰'을 원한다면 KT로, '안드로이드'를 원한다면 SK텔레콤으로"의 공식이 깨지며 '안드로이드 왕국' SK텔레콤의 위상 자체가 흔들리게 된 것이다.
SK텔레콤에서 아직 '아이폰'을 들여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는 큰 위기다.
업계관계자는 "지난해 KT의 '아이폰'에 대항하여 수십 종의 안드로이드폰들을 쏟아내며 재미를 봤던 SK텔레콤의 입지가 약화될 것"이라며 "애플이라는 동반자에 더해 팬택, HTC, 삼성, 모토로라까지 연합군을 확보한 KT의 반격이 거세질 것"이라고 전했다.[biz&ceo뉴스/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