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실비실'오뚜기의 굴욕…1조 클럽 순위 3단계 추락
지난해 매출액 1조원을 돌파한 식품업체는 동원F&B를 포함해 13개사로 순위가 엎치락 뒤치락했던 것으로 전망된다.
오뚜기가 실적악화로 3단계나 내려간 사이에 동서식품과 롯데제과가 치고 올라왔다. 한국야쿠르트와 대상의 실적개선이 돋보이는 가운데 대한제당은 원재료가 상승 등으로 하락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 23일 식품업계와 금융감독원의 보고자료를 분석한 결과 매출액 1조 클럽에 가입한 식품업체들은 CJ제일제당, 농심, 삼양사, 동서식품, 롯데제과, 오뚜기, 한국야쿠르트, 파리크라상, 롯데칠성음료, 대상, 대한제당, 남양유업, 동원F&B 등 13개사다. 농심은 매출액 2조원을 넘겼고, 동원F&B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CJ제일제당(3조9600억원)과 농심(2조100억원 추정) 삼양사(1조6700억원)가 1~3위를 고수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009년 10위권에서 오뚜기(4위→7위)와 대한제당(9위→11위)의 순위변동이 심했다.
오뚜기는 지난해 실적이 1조3700억원(0.66%)으로 제자리 걸음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지난 2009년보다 무려 15.7%나 떨어졌다. 당기순이익 역시 10.6% 뒷걸음질 치면서 저조한 실적을 나타냈다. 2009년 4위에서 지난해 7위로 떨어지는 굴욕을 당했다. 창업주인 함태호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아들인 함영준 회장이 단독 경영하면서 이룬 첫해의 참담한 성적표다.
설탕 등을 주력으로 하는 소재기업 대한제당(1조1600억원)은 같은 업종의 CJ제일제당이나 삼양사에 비해 회사 규모가 작다보니 국제곡물가격 상승의 타격을 이기지 못하고 순위가 내려 앉았다. 대한제당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63%나 빠지면서 업계 9위에서 11위로 낮아졌다.
반면 삼양사는 비교적 견고한 성장세를 보여 업계 3위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삼양사는 지난해 초 튀김가루 속 이물질 파문에 불구, 화학 및 전자부문 실적이 호조를 보여 매출이 전년보다 11.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0% 빠졌지만 순이익은 50% 증가했다.
국내 제과업계 1위 롯데제과(1조4165억원)는 과자가격 인상효과를 톡톡히 봤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초 빙과류 가격을 올리는 등 실적개선에 따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34.7% 증가한 1513억원을 기록했고,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도 2009년 8.5%에서 늘어난 10.7%로 늘어났다.
한국야쿠르트(1조4100억원 추정)는 국내 유산균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하면서도 건강기능식품 '쿠퍼스' '브이푸드' 효과로 오뚜기를 추월했다. 지난해 초 선보인 '브이푸드'는 천연원료에서 추출한 비타민을 함유한 것이 특징으로 연매출 500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기능식품업계 최초로 유산균음료에 기능성성분인 헛개나무 추출물을 넣은 쿠퍼스도 연간 1200억원 이상을 판매한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칠성음료(1조3000억원) 역시 탄산음료의 소비증가로 실적이 개선된 상황이다. 전년보다 매출액은 6.6%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28.3% 늘어났다. 지난해 '2% 부족할 때'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등 소위 대박상품은 없었지만 '칠성사이다'를 축으로 주스 '델몬트' '트로피카나', 곡물차 '흐를 류', 생수 '롯데아이시스' 등의 판매가 꾸준해 매출상승을 견인했다.
대상(1조2024억원)은 지난 2006년 이후 1조 클럽 재입성을 달성하면서 실적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만 19.2% 신장되면서 1계단 올라섰다. 영업이익이 35.4% 늘어나면서 순이익도 흑자전환되는 쾌거를 이뤘다. 주력제품인 김치, 홍초 등과 우리쌀 사용으로 히트 친 고추장의 판매가 호조를 이룬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조 클럽에 가입한 파리크라상(1조2000억원 추정)은 단숨에 2계단 올라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해 말 터진 쥐식빵 사건의 매출타격이 크지 않다고 가정했을 때, 연간 1천억원 안팎으로 매출신장을 이어오는 것을 감안하면 대한제당과 남양유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남양유업이 지난해 1조3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8126억원을 올린 동원F&B의 1조 클럽 가입이 확정적이다. 동원F&B와 함께 창사 이래 1조 매출액 달성이 기대됐던 매일유업은 지난해 9천억원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1조 클럽 가입은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