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스마트폰을 어떻게 팔아 먹나?"
[포토]노키아 제품GPS는 외국인 전용?...심비안 OS 어플 전무
노키아 스마트폰을 구입한 소비자들이 보급률이 낮다는 이유로 사후 관리에 소홀한 통신사에 대한 원망의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업체 측은 기능의 현지화 등은 휴대폰 제조업체의 소관이라며 한 발짝 물러섰다.
2일 경남 마산시 진동리에서 나는 설 모(여.36세)씨에 따르면 그는 약 6개월 전 KT에서 판매하는 노키아X6를 구입한 사실에 뼈져린 후회를 하게 됐다.
출시된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따끈한 ‘신상’ 스마트폰이었지만 활용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이하 어플)도 제한돼 있고 기본 제공 기능마저 불편하기 이를 데 없었던 것.
특히 설 씨는 평소 운전이 잦고 이동 거리가 많아 GPS 기능을 눈여겨보고 제품을 구입했지만 막상 제품을 손에 넣고 관련 기능을 사용해 보고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바로 바탕 화면에서 GPS 아이콘을 터치해 들어간 처음 메뉴화면까지는 한글이 지원됐지만 그 후엔 마치 외국에서 쓰는 기계인 것 마냥 영어 일색이었다.
지명 검색 창에서 ‘서울’이라고 입력하면 아무런 결과가 표시돼지 않았고 ‘SEOUL’이라고 검색해야 결과가 화면에 나타났다. 크고 유명한 도시야 철자가 익어 크게 상관이 없었지만 지방 소도시에 사는 설 씨로서는 근처 마을 지명을 검색해야 할 때마다 난감했다.
겨우 알아낸 지명조차 화면상의 지도에 영어로 표시돼 설 씨는 휴대폰을 구입한지 며칠 만에 아예 GPS 기능을 열어 보지 조차 않았다.
이와 함께 KT에서 운영하는 ‘올레마켓’에서 제공하는 상당수의 어플이 자신의 노키아 폰에서는 구동조차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설 씨의 불만이다.
설 씨는 “유일하게 필요한 게 GPS 기능인데 영어라 제대로 쓸 수도 없고 그나마 괜찮은 어플은 지원이 안되니 스마트폰으로서의 의미가 없다”며 “물건은 팔아놓고 제대로 된 사후 관리에는 소홀한 업체 측에 화가 치민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노키아는 지난 해 하반기 국내 위치기반서비스사업자 라이센스를 방통위로 부터 획득했다”며 “따라서 국내에서 지도관련 서비스가 가능하지만 이 라이센스를 이용해 어떠한 서비스를 실제로 진행하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제조사의 선택”이라고 노키아 측에 책임을 미뤘다.
하지만 GPS 내에 메뉴 항목 등 부분적인 내용은 한글로 돼 있다는 점에서 일부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KT가 한글화 노력에 소극적이라는 불만에 대해서는 현지화에 대한 시도가 없었다는 점을 시인했다.
‘올레 마켓’에 노키아 심비안을 지원하는 어플 수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현재 국내 심비안 OS 사용자가 많지 않은 상태에서 심비안을 위한 개발자나 환경, 시장 제반 상황이 부족한 상태”라며 "올레마켓은 오픈 마켓이므로 누구나 자유롭게 앱을 개발하여 등록할 수 있는데, 사업자 측에서 어플 개발을 강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이곳에 등재돼 있는 어플중 스마트폰 이용 내역과 관련된 몇몇 어플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프로그램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이다. 이에 따라 KT는 내부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어플 마켓에 노키아 스마트폰용 OS인 심비안을 지원하기 위해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요금이나 데이터 사용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쇼메모리, 쇼고객센터 등 중요 어플의 경우 자체적으로 개발해 노키아 스마트폰 유저들에게도 공급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이들을 위해 필수적인 어플이나 전략적인 어플은 꾸준히 제공 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양우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