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바이오제약 제대로 추진하라"

2011-02-25     유성용 기자

삼성그룹이 바이오제약 사업 추진을 위해 바이오제약 서비스업체인 퀸타일즈사와 자본금 3천억원 규모의 합작사를 설립키로 했다.

25일 삼성에 따르면 바이오 사업은 신사업추진단과 에버랜드 기획부분이 공동으로 기획했으며 사후에 이건희 회장에게 보고됐다.

이 회장은 "바이오제약은 삼성의 미래사업"이라며 "인류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기여하는 사업인 만큼 제대로 적극적으로 추진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은 김태한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단 부사장과의 일문일답.

<사진-연합뉴스>


- 삼성 바이오사업의 전체 큰 그림을 이야기 해달라

▶ 크게 3단계로 구상하고 있다. 첫번째 단계는 제조시설이다. 비교적 조기에 사업화가 가능하고 바이오제약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미국 식품의약국(FDA)나 유럽 의약품기구(EMA) 기준을 충족하는 플랜트(공장)를 지을 것이다. 2013년 상반기에는 플랜트가 완공돼 해외사업의 물량을 받아서 추진할 계획이다.

2단계는 바이오시밀러다. 삼성전자가 주도해서 개발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제품 중에서 1호 제품인 리툭산이라는 제품은 미국의 로슈가 연간 60억달러 규모로 팔고 있다. 리툭산이 특허가 곧 만료되기 때문에 이 시점에 맞춰 개발하고 있다. 2016년부터 리툭산 상업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이후부터 바이오시밀러를 대량생산해서 미국과 유럽으로 팔 계획이다. 리툭산은 림프암과 류마티스 관절염에 필요한 제품이다.

3단계는 1단계 생산, 2단계 제품개발 능력을 합쳐 신약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약은 10년, 바이오시밀러는 5~6년 정도 걸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이 바이오시밀러 뿐 아니라 바이오신약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 바이오시밀러도 합작법인을 할 것이냐?

▶CMO는 합작을 했다. 바이오시밀러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합작파트너가 필요하다고 본다. 합작파트너와 합작에 대한 조건이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 확정된 것은 없다.

- 이번 합작사에 왜 에버랜드가 들어가 있나?

▶ 삼성에버랜드가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갈증이 다른 계열사에 비해 남다르다. 신사업팀이 2008년 초 본격적으로 활동할 때 에버랜드의 바이오관련 인력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삼성에버랜드는 그린바이오 분야에 강하다. 그린바이오는 농업용 식품용 바이오다. 삼성에버랜드에 식품안전연구를 하는 기능이 강하다. 식품의 안전성을 근원적으로 검증하기 위해서는 세균에 대한 유전자를 분석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특히 삼성에버랜드의 출발은 삼성자연농원이다. 그린바이오에 대한 전문인력이 많다. 그런 인력들이 바이오 CMO 사업을 기획할 때 공동으로 진행했다. 또 화학플랜트를 할 때 배관, 설계, 시공을 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역량들이 CMO 제조설비에 대한 운영 시너지가 기대된다.

- 이건희 회장이 결정했나?

▶사업을 기획한 것은 오래전 부터다. 신사업추진팀부터 추진해 왔다. 신사업추진단과 에버랜드 기획부분이 공동으로 했다. 바이오시밀러 개발, 생산, 판매, 신약개발 등 한 회사가 감당하기 힘들다. 그룹 내 바이오제약사업과 연관이 있는 곳에 투자제안을 했다. 각사는 투자에 대한 리스크 측면을 고려해서 각사 단위에서 투자참여 결정을 했다.

이 회장께는 사후에 보고를 했다. 회장이 당부한 말은 "바이오제약은 삼성의 미래사업이다. 한편 바이오제약사업은 인류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데 기여하는 사업인 만큼 제대로, 적극적으로 추진하라"고 당부했다.

- 2013년 생산에 들어가면 매출 목표는? CMO에 매출이 큰 업체들은 얼마나 매출을 올리나?

▶ 수주하고도 관련이 있다. 아직 매출을 얘기하기는 빠르다. 2020년이 되면 바이오시밀러로 연 매출 1조8000억원을 목표로 한다고 발표했다. 제대로 하면 이보다 상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베링거잉겔하임이 바이오 CMO 최대 기업이다.

- 리툭산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과는?

▶ 올해부터 글로벌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 삼성전자와 에버랜드가 동일한 지분율이다.

▶ 에버랜드는 미래성장에 대한 요구가 절실하고, 회사 규모보다는 큰 규모로 참여키로 했다. 삼성전자는 거대기업이고 투자여력도 크지만 삼성전자는 전자관련 투자에 대한 투자기회가 많다. 비전자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나치게 많이 하는 것은 부담이 된다. 합작사 대표는 아직 선임되지 않았다.

- 2020년까지 2.1조원 투자하다는 것에 바이오신약도 포함돼 있나?

▶ 바이오신약은 변수가 많기 때문에 포함되지 않았다.

- 에버랜드 이외의 계열사가 투자 왜 안했나?

▶ 다른 계열사도 관심이 있었지만 여러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에버랜드와 삼성물산이 참여했다. 특히 바이오플랜트에 대한 역량을 습득하기 위해 삼성물산이 참여했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 바이오플랜트 생산기회를 가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바이오제약산업의 특성은 전문화된 기업에 대한 아웃소싱이 많다는 것이다. 삼성물산이 가지고 있는 글로벌네트워크를 이용해서 마케팅과 수출에도 삼성물산이 참여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있다.

- CMO 사업의 전망이 궁금하다. CMO업체 론자의 주가가 많이 하락했다.

▶ 신규사업에 있어 미래 전망하기는 어렵다. CMO사업을 전반적으로 보면 현재로 봐선 생산설비 수급에는 공급이 조금 많은 편이다. 세계 제약회사들이 개발에 대한 비중을 높이기 위해 위탁생산을 높이는 경우가 많다. 2~3년 후에는 공급이 수요에 못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 이부진 에버랜드 사장 역할은?

▶ 에버랜드는 물론이고 삼성물산 등이 참여하기 위해서는 실무진과 여러차례 협의를 했다. 그런 과정에서 이부진 사장도 관여한 것으로 안다. 하지만 에버랜드든 삼성물산이든 최종 이사결정은 이사회에서 하지 않았겠냐?

- 바이오시밀러 어떤 분야에 해야 성공할 수 있겠느냐?

▶ 바이오제약 사업은 품질에 대한 보증이 까다롭다. 다양한 사업을 하면서 품질의 삼성을 중시해 왔다. 많은 R&D역량이 필요하다. 제조플랜트 부분은 가장 경쟁력 있는 조건으로 공장을 설계하고 설립할 능력이 필요하다. 삼성이 제조나 유지관리에 뛰어난 역량이 있기 때문에 위탁생산에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 왜 송도냐?

▶ 인력들이 미국에서 10~20년 장기근무하던 사람들이 사업에 많이 참여하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송도가 적합한 곳이다. 바이오의약품 수출을 위주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