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신사’ 허창수 전경련 회장, “할 말은 하겠다지만…”
영국신사로 불리는 허창수 회장이 '할말'을 할수있을까?
지난 24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으로 취임한 허창수 GS회장이 “(정부에) 할 말은 하겠다”고 일성을 날렸지만 정작 업계에서는 우려의 눈길이 짙다.
‘재계의 영국 신사’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허 회장이 지나치게 말을 아끼고 신중하기 때문이다. 반면 정부의 동반성장과 물가안정에대한 드라이브는 그 어느 때보다 강경해 허회장이 이를 돌파할 수있을 지 우려하고 있는 것.
실제로 정부의 계속된 기름값 인하 압력을 이기지 못해 정유업계가 등유값 인하 카드를 빼들었을때도 GS칼텍스는 SK에너지의 뒷북을 쳤다.
정부의 정유업계 압박을 두고 업계의 불만이 컸던데 비하면 허 회장의 대응은 뒤늦은 백기투항에 가까웠던 것.
2008년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서도 허 회장의 신중한 성격은 여과없이 드러났다. 대우조선해양의 가격이 실질 가치보다 지나치게 가격이 부풀려졌다는 이유로 본입찰 직전에 포스코와의 컨소시엄에서 갑자기 발을 뺀 것.
당시 허창수 회장은 임원회의와 경영전략회의에서 "그룹의 모든 역량을 투입해 꼭 성사시켜야 한다"며 사활을 걸었지만 돌연 입장을 번복해 재계에서 리더쉽과 신뢰성에 타격을 입었다.
이외에도 GS그룹은 LG그룹과 계열분리 이후 외형확대를 위해 하이마트 대한통운 인천정유등 M&A시장에 꾸준히 참여했지만 한 건도 성사되지 않았다. 지나치게 신중한 허회장의 성격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허 회장의 이런 성향으로 봤을 때 허 회장號의 전경련이 정부와 ‘협의’하기보다는 정부에 ‘협력’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업계의 우려다.
더욱이 최근들어 동반성장위원회를 중심으로 대기업에대한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은 “삼성 같은 대기업이 수조원씩 이익을 내는 사이에 중소기업 직원들은 빈곤층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이런 양극화는 북한의 군사도발만큼 우리 사회에 위협적”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전했다.
정 위원장은 “부자와 빈자, 도시와 농촌의 양극화도 원인을 따지고 들어가면 결국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 때문”이라며 대기업의 초과 이익을 중소기업과 나누는 ‘이익 공유제(profit sharing)’ 도입도 주장했다.
정 위원장의 일련의 발언에 대해 허 회장은 전경련 회장 취임식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취임한 지 1시간 밖에 안 돼 말하기 어렵다”며 역시 말을 아꼈다.
올해 50주년을 맞는 전경련의 수장으로서 재계를 대표할 허 회장이 얼마나 뚝심있게 산적한 과제들을 처리해 나갈지 재계의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서성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