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고발 성추행 논란 일파만파, 제작진 사과에도 비난 봇물

2011-02-26     이정구 기자
시사교양프로그램인 '소비자고발' 제작진이 최근 성추행 논란 등과 관련해 황급히 사과글을 올리며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KBS 1TV '소비자 고발' 제작진은 26일 홈페이지 게시판에 "우선 이번 방송으로 불쾌함을 느끼신 분들께 양해를 구합니다"라는 사과문을 게재했다.

제작진은 "이번 취재의 목적은 고가의 부적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알려드리고 앞으로는 선의의 피해자가 없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라며 "성추행 무속인을 취재한 여성은 소비자 고발 촬영을 담당하는 제작진으로 무속행위를 빌미로 부녀자들을 희롱하는 행위는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는 것이 취재 목적이었습니다"고 취지를 설명하며 시청자들에게 사과했다.

'소비자고발'은 지난 25일 일부 무속인들이 수천만 원에 이르는 초고가 부적을 팔고 성추행까지 했다는 피해자의 제보를 듣고 확인 취재 장면을 방영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점집에 잠입한 여성 출연진이 성추행을 당하는 영상이 고스란히 방송됐다.

이날 방송에서 남자 무속인은 점을 보러온 연기자에게 옷을 벗을 것을 요구하고, 부적을 핑계로 가슴 등을 만지는 등 신체 접촉을 꺼리낌없이 했다.

특히 무속인은 여성의 몸에 부적을 붙이며 "손대면 안 되는 거야. 손대면 안 돼"라며 "거기(한쪽 가슴)가 흐려져 있는데 뭐 안 나오죠? 젖 안 나오지?"라고 모욕적인 언사를 서슴지 않았다.

방송 후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제작진은 사과글로 해명하려 했으나 시청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청자들은 "방송에 성추행장면까지 여과없이 보여줬어야 했느냐" "방송을 볼모로 여성연기자가 받았을 충격은 생각 안하느냐" 등 항의글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KBS 1TV '소비자 고발'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