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였던 KT&G, 새 성장동력 딛고 기지개 활짝

2011-03-02     심나영 기자

'매수, 매수, 매수…'

최근 각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KT&G에 내린 투자의견이다. 애널리스트들이 예견한 목표주가는 최고 8만 5천원까지 올랐다.


끝을 모르고 떨어지던 KT&G의 성장세가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 담배시장 성장둔화, 수출정체에 최근 담배소송까지 겹치며 악재에 시달려온 KT&G가 오랜만에 미소를 띨 수 있게 됐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KT&G의 주당순이익(EPS)에 변화가 없었지만 주가는 38%하락했다.


28일 현재 KT&G(033780) 주가는 5만 7천 300원으로 "절대적인 저평가 수준에서의 매수 호기"라는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이 지배적이다.


KT&G의 올해 성장 동력은 제조담배 수출증가와 KT&G가 지분100%를 보유한 한국인삼공사의 공격경영으로 인한 홍삼매출 증가다.


얼마 전 흡연으로 인한 암 환자들과 12년째 벌여 온 '담배소송'에서 승소해 주가 하락에 대한 위험요소도 떨쳐냈다.


▶러시아 '에쎄' 돌풍


올해 KT&G(사장 민영진,사진) 수출 전망은 낙관적이다.


기대주는 세계 2위 담배시장이자 KT&G 해외수출량의 작년 기준 9.6%를 소화하고 있는 러시아에서 현지 생산되고 있는 초슬림 담배 '에쎄(ESSE)'다.


러시아에서 KT&G의 초슬림형담배 '에쎄'가 인기를 끌면서 러시아 담배시장의 7%를 차지하는 초슬림 담배시장의 약 10%를 KT&G가 점유하고 있다.


초기 여성을 중심으로 유행하던 초슬림담배가 최근에는 남성에게까지 소비층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러시아에서의 에쎄 열풍이 지속될 전망이다.


KT&G관계자는 "작년 10월,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의 깔루가주 공장 준공에 따라 초슬림 담배 '에쎄'의 현지 생산되기 시작해 러시아 및 인근 국가에 판매량 증가가 기대되고 있다"며 "러시아 시장 기반이 다져지면, 옛 소비에트 연방 국가 등 인근의 신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T&G의 러시아 매출은 2008년 45억본에서 금융위기로 2009년 38억본으로 감소했으나 2010년 다시 41억본 수준으로 늘어났다. (담배1본=담배1개피)

 

▲2008년부터 하락세를 보여온 KT&G의 주가 흐름. 최근 KT&G는 제조담배 수출증가와 자회사인 한국인삼공사의 공격경영, 담배소송 승소로 성장동력을 확보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자회사 인삼공사의 '정관장' 중국공략


KT&G 자회사인 한국인삼공사(사장 김용철,사진)의 공격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삼공사의 올해 매출액 목표치는 내수가 전년 대비 29.3% 늘어난 9800억원, 수출이 41% 증가한 1200억원이다. 최근 3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이 17.4%를 기록한 점과 비교해 올 목표는 다소 공격적인 수준이다.


다크호스 제품은 프리미엄 홍삼 브랜드 '정관장'과 중저가 홍삼 브랜드 '굿베이스'다. 정관장은 세계시장, 굿베이스는 내수시장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인삼공사는 정관장 브랜드로 중국시장 공략에 나서며 중국 5개 지역에 지사를 구축하고 2015년까지 직영점을 100개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27일 밝혔다.


중국 상하이에 정관장 직영 1호점 개점에 이어, 25일 광둥성 선전에 영업지사와 브랜드성격과 이미지를 극대화한 플래그십 스토어를 개설했다.


김용철 인삼공사 사장은 “올해 안에 중국 5개 지역에 지사를 구축하고 오는 2015년까지 정관장 직영점을 100개로 늘리는 등 중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삼공사는 중국시장에서 'CJ동방'을 통한 홈쇼핑 방송시간 확대, 온라인 쇼핑몰 판매 등 인기있는 유통경로를 통해 매출을 점점 늘려나갈 계획이다.


내수시장에선 배우 김혜수의 선전 효과에 힘입어 젊은층을 파고든 '굿베이스'의 출발도 좋다.


지난해 9월에 출시된 후 12월까지 매출액 30억원을 돌파했고 효과적인 틈새시장 공략으로 올 1월 매출만 40억원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하반기 제품 라인업을 8종에서 30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라 올해 목표 매출액인 300억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인삼공사는 수출이익을 늘리기 위해 작년부터 대만 시장 유통방식을 바꿨다.  수입상에 의존하던 체제를 본사 직영으로 전환한 것.


총 25개 점포가 운영되는 대만의 수출금액은 2009년 170억원에서 지난해 400억원 수준으로 크게 늘어났다.


▶담배소송 승소로 '리스크' 사라져


담배소송 승소로 리스크를 털어낸 것도 KT&G로선 호재다.


지난 15일 KT&G 승소 판결이 난 이후, 주가가 급격히 반등하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판결 전날까지 이어지던 하락세 흐름은 끊을 수 있었다.


담배소송은 흡연과 폐암 사이의 인과관계를 두고 1999년 12월 폐암 환자 김 모씨와 가족 등 31명이 국가와 KT&G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이다.


서울고법은 흡연과 폐암 발병의 인과관계를 인정하면서도 니코틴 함량 조작 의혹 등 담배 회사의 불법행위에 대해 입증하지 못해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시해 KT&G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원고측이 불법행위를 캐내기 위해 KT&G가 영업비밀을 이유로 비공개에 부친 담배첨가물 목록 연구문건을 공개하라고 별건소송을 하기로 알려져 이에 따른 판결에 따라 제조물 하자가 입증된다면 앞으로 KT&G의 주가 변수가 될 수 있다.


KT&G관계자는 이에 대해 "12년을 끌어온 워낙 중요했던 소송의 판결이라 이걸 중심으로 봐야한다. 다음 달에도 또다른 담배소송 변론기일이 있을 건데 이번 판결이 바탕이 되지 않을까 한다"며 파장을 경계했다.


[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심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