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훈련병 편지 "귀가 잘못되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2011-02-28 김미경 기자
최근 육군훈련소에서 자살한 훈련병의 편지가 공개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27일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숨진 채 발견된 훈련병 정모(21)씨가 유족들에게 남긴 편지가 공개됐다.
28일 유족 측에 따르면 정 씨의 사물함에서 귀의 통증을 호소하는 내용의 편지가 발견됐다.
정씨는 “설 연휴기간 급성 중이염에 걸렸다”면서 “엄마한테 걱정 안 끼치려 일부러 말 하지 않으려 했는데 너무 답답하고 속상해서 말하게 됐다”는 말로 편지글을 시작했다.
이어 그는 “오른쪽 귀가 먹먹하고 물이 들어간 것처럼 그렇게 들린다”며 “생활은 괜찮은데 이러다가 귀가 잘못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나중에 아예 안 들리면 어떡할지 이런 생각도 들고 컨디션도 귀 때문에 더 나쁜 것 같아 미치겠다”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그리고 “훈련 잘 받을 수 있는데 귀 때문에 가슴이 너무 답답해서 죽을 것 같다”며 “여기서 혹시나 부당한 취급이나 일이 있으면 진짜 마음 독하게 먹고 미친 짓을 해서라도 뚫고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군 당국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다.
한편, 지난달 24일 입대한 정씨는 지난 27일 오전 11시26분께 충남 논산시 연무대읍 육군훈련소의 한 생활관 화장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