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건설 날림공사 의혹 입주자 뿔났다

고양 덕이지구 창문등 마무리 공사안돼..사용승인 반대 청원 봇물

2011-03-03     류세나 기자

"얼마 전 신동아건설로부터 '아파트 공사가 완료됐으니 사전점검을 해도 좋다'는 연락을 받고 가족들과 함께 새 아파트를 방문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공사가 끝난 상태도 아니었을 뿐더러 그나마 시공된 부분마저 누가 봐도 부실시공임을 확연히 알 수 있을 정도로 대충 지어져 있었다. 게다가 화장실에는 현장관계자들이 사용한 흔적들로 가득했고, 심지어 침실 창틀에는 인분까지 묻어 있었다. 수억원짜리 집을 대충 만든 것도 모자라서 이런특별한 선물(?)까지 받게 되다니 황당할 따름이었다"


지난해 초 경기도 고양시 덕이지구 신동아 파밀리에를 분양받은 안양시 만안구 석수동 최모(남.35세)씨의 얘기다. 가족들이 함께 모여살기 위해 단지 내에 3채의 집을 분양받았다는 최씨는 "3채 모두 폐허 수준의 상태여서 완전 사기를 당한 기분"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대상 건설사로 분류됐던 신동아건설이 이번엔 '날림공사' 논란으로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달 중순께로 입주가 예정돼 있는 고양시 덕이지구 신동아 파밀리에(3천316세대)의 입주예정자들이 아파트에 대한 날림공사 의혹을 제기하며 관할 지자체에 준공허가를 비롯한 임시사용승인 불허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전체 가구 중 500세대 가량은 집안 벽면의 대리석이 무광과 유광 두 가지로 혼합시공돼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이로 인해 집값하락까지 유발시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대리석 자재 모자라 내 멋대로 '쾅쾅'…자금난 탓?





3일 덕이지구 신동아 파밀리에 입주예정자협의회 등에 따르면 입주예정자들은 최근 사전점검 결과 내부 마감재 설치, 창문 샤시, 전기공사 등이 마무리돼 있지 않았다며 고양시 측에 준공허가 불허를 요청했다.


통상적으로 사전점검은 입주 한달 전쯤 공사 마무리 단계에서 이뤄지는 것인데 한달 뒤부터 입주해 생활할 수 있는 상태도 아니고, 공사를 날림으로 진행시킨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됐다는 게 협의회 측 주장이다.


입주예정자 박모(남.51세)는 "수억원의 돈을 지불하고 구입한 신축 아파트가 마치 사람이 몇십년 살다가 나간 흉가처럼 타일은 절반만 붙어 있고, 전기 콘센트는 제자리에서 이탈해 바깥으로 튀어나와 있으며, 마감재 실리콘 처리는 반만 돼 있는 등 뭐 하나 제대로 된 게 없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박씨는 또 "이번 사전점검은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봐도 고양시로부터 준공허가를 받기 위해 형식적으로 진행시킨 절차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입주예정자 이모(여.48세)씨는 "스마트폰 한대를 사도 흠집이 나있거나 오작동이 발생한다면 반품처리하려 들텐데 하물며 모델하우스와 너무도 다른 집을 내미는데 이걸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냐"며 "한참동안 공사가 중단됐었는데, 입주시기를 맞추느라 대충대충 만들었을까봐 불안하기 그지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씨는 "시공사가 워크아웃중인 상태인데 공사가 완벽히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준공허가를 받게 된다면 준공승인 뒤 하자보수는 나 몰라라할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며 "고양시는 우선적으로 날림공사 문제부터 해결토록 한 뒤 임시사용승인을 내주든 준공허가를 내주든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입주예정자들은 신동아건설이 자금난에 휩싸이면서 지난해 몇달간 공사를 중단했던 것이 이 같은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입주예정자들 사이에서는 공정률을 높이기 위해 공사를 무리하게 진행, 부실시공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의혹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심지어 일부 입주예정자는 손해배상을 비롯해 계약해지 소송까지 준비중이다.


◆ 계약해지 소송 움직임까지…워크아웃 조기졸업 산넘어 산


신동아 파밀리에 날림공사여부와 관련한 입주예정자들의 불만은 고양시청 홈페이지까지 가득 메우고 있다.


시 홈페이지 내 게시판에는 "성의 없는 날림공사로 지어놓은 신동아 파밀리에에 준공허가를 내주면 안 된다", "사용승인을 내주기 전에 철저한 관리감독이 진행돼야 한다", "불완전한 상태로 승인을 내주면 그 피해는 고양시민들이 받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등 입주예정자들의 항의성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이와 관련 고양시 주택과 관계자는 "전기, 욕실 등 공사가 미비하다는 민원과 벽면 대리석의 광택 유무가 다르다는 민원이 가장 많이 접수되고 있다"며 "아직까지 시공사로부터 준공허가와 관련한 서류가 접수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대리석 민원의 경우, 한 집에 광택이 있는 제품과 없는 제품이 섞여 사용됐다는 내용인데, 검사결과 두 제품이 동일한 소재로 만들어져 품질에 차이가 없는 까닭에 법적으로는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시공사인 신동아건설 관계자는 "사전점검 행사가 모든 공정이 100% 완성돼 있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아직 정리가 안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며 "당연히 입주 전까지는 공정을 모두 마무리 지을 예정이고, 사전점검 때 지적된 사항도 반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입주예정자들이 날림공사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대다수 건설사에서 동일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부동산 시장이 침체돼 있는 것도 입주예정자들의 민원과 보상심리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08년 공급된 신동아 파밀리에는 전용면적 84~269㎡로 구성돼 있으며, 현재 약 90%의 분양률을 기록하고 있다.[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류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