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전쟁기념관이 GM 홍보 타운?.. 구설수에 철거
한국GM이 호국영령을 기리는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연달아 신차 발표회를 가져 구설수에 올랐다. 2월에만 세 차례 신차 발표회를 가졌으나 최근 신청한 추가 행사는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지난 달 9일 '액티브 라이프 차량(ALV)'를 표방한 7인승 '올란도'를 시작으로 글로벌 소형차 '아베오', 스포츠 쿠페 '카마로' 등의 신차 발표행사를 잇달아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가졌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전쟁기념관 평화의광장에 아예 1천여평 규모의 '쉐보레 타운'을 세웠다.
타운은 다목적 공간 활용을 추구한 텐트 형식의 시공 방식을 적용한 독특한 건축 형태와 5층 규모의 웅장함으로 일반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회사 측의 신차 발표회 인터넷 생중계 등 이색적인 행사 진행도 한몫했다.
실제로 행사 당일 쉐보레 타운은 호기심으로 가득한 인파를 모으기도 했다. 서울 한복판 자동차의 메카가 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를 들었을 정도다.
한국GM은 3개 차량의 신차 발표회 외에도 쉐보레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전쟁기념관에서 가질 계획까지 수립했다.
하지만 이 계획은 전쟁기념관 측의 거부로 물거품이 됐다. 쉐보레 타운 또한 철거된 상태다.
호국 영령을 기리는 기념관이 기업 홍보의 도구가 되고 있다는 비판이 일었기 때문.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자동차 빅3 중 하나인 GM의 쉐보레 브랜드였기에 기념관 측이 여론을 살펴 추가 계약을 거절 했을 것"이라 분석했다.
전쟁기념관은 지난 1994년 6월10일 다시는 이 땅에서 전쟁의 참극을 겪지 않도록 그 교훈을 영원히 후대에 전하기 위해 개관했다.
이에 대해 전쟁기념관 관계자는 "기념관이 자체 수익금으로 운영되다보니 내부규정에 따라 공연 콘서트 등의 행사 지원을 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관람객이 적은 겨울철이라 쉐보레 타운의 건설을 허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념관 측의 장소사용임대 규정은 국유재산법상에 명시돼 있으며 특정단체의 시위나 반국가적 행사는 제한하고 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쉐보레 행사는 순수하게 신차 발표회 개념으로 여기고 임대한 것"이라며 "기념관 설립 취지에 맞지 않는 등의 구설수가 많은 점을 수렴했고 차후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 방침을 정한 상태"라고 해명했다.
한국GM 측은 과도한 의미부여로 이뤄진 해프닝이란 입장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전쟁기념관은 공연 등이 많이 이뤄지는 곳"이라며 "그 외에 특별한 이유를 두고 장소를 섭외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장소 임대 및 타운 건설은 정식 절차를 거쳐 이뤄진 것이며 너무 과도한 의미부여로 구설수가 일어난 것 뿐"이라고 덧붙였다. [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