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1층 주민, 하수구 역류피해 심각
2011-03-11 김솔미 기자
11일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민원을 제기해 온 ‘안산신길 휴먼시아(LH공사 시공)’의 임 모(여.29세)씨는 “하수구 역류가 지난해에 이어 벌써 두 번째이나 발생했다"며 "관리사무소측의 반응이 없어 이제 항의하는 것도, 보상을 받는 것도 포기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사진-연합뉴스(기사 내용과 무관)
지난해 4월 싱크대 하수구 역류로 온 집안의 바닥이 오물로 범벅이 되고, 악취가 진동해 한동안 모텔에서 지내야 했던 임 씨에게 지난 달 똑같은 문제가 또다시 발생했다는 것.
임 씨는 “지난번에는 같은 배관을 사용하는 주민들이 비용을 갹출해 장판을 새로 깔았지만 매번 그렇게 하자니 난감하다”며 “아파트 최저층에 사는 탓에 이 같은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인데, 관리실에서는 우리 집의 배수구에 침전물이 많이 쌓인 게 하수구 역류의 원인이라고 말해 속상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임 씨는 “계속 얼굴을 보고 살아야 하는 주민들에게 하수구 역류피해가 발생할 때마다 비용을 청구하기도 어려워 포기 했다”며 "하지만 관리실에서는 제대로 배관관리를 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고 또 다시 이런 일이 재발할까봐 걱정된다”고 속상해 했다.
이에 대해 아파트의 관리실 관계자는 하수구 역류문제는 한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배관을 사용하는 세대 전체의 책임임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임 씨 가정의 하수구 배관에 기름때 등의 침전물이 많이 쌓인 것을 확인했고, 최하층에 사는 다른 주민들은 괜찮은데 유독 임씨 집에서만 두 번씩이나 역류가 발생한 것은 우연일 수만은 없다는 게 관리실 측 설명이다.
관리실 관계자는 “앞으로 관리실에서도 배관 관리나 청소 등에 조금 더 신경을 쓸 것”이라며 “수리 이외의 보상 문제는 추후에 논의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하수구 역류는 공동배관으로 연결된 모든 세대의 생활하수가 한 곳으로 몰리면서 그 양을 감당하지 못하고 다시 배수구로 쏟아져 나오는 현상이다. 연립주택이나 아파트의 최저층에 사는 주민들이 자주 겪게 되는데 고약한 냄새와 처리비용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가정에서 배관 청소를 잘 하지 않게 되면 하수구가 막힐 뿐, 역류까지 발생하지는 않기 때문에 개인에게 책임을 묻기 힘들다”며 “통상적으로 일반 연립주택일 경우에는 각 가정마다 갹출해서 수리비를 부담하지만 아파트의 경우 관리자가 정기적으로 관리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며칠 전 임 씨는 자비를 들여 싱크대 배수 구멍에 유체의 역류를 방지하는 체크밸브를 설치했다.
임씨는 “아직도 물에 젖어 뜯겨진 장판을 보면 속상하지만 방법이 없어 1층에 사는 게 원망스럽다”며 “지금은 문제가 해결됐다고 하지만 또 언제 오물이 거실로 쏟아져 나올지 걱정된다”고 말했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솔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