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잇단 고전, 박현주 위상 흔들
2011-03-03 임민희 기자
특히, 자문형 랩 시장 공략을 위해 '수수료 인하'란 승부수까지 던졌던 미래에셋증권(회장 박현주)의 경우 주가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떨어지는 양상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게다가 최근 1년간 미래에셋의 자산운용부문 실적도 하위권에 머물고 있어 증시에서 박현주회장이 이끄는 미래에셋 금융 계열사들의 위상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게 아닌가하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2일 현재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전일대비 200원(0.43%) 오른 4만7천250원을 기록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07년 11월 9일 19만7천100원으로 최고점을 경신했으나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사태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로 급락을 거듭하며 2009년 3월 9일 5만206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금융시장이 점차 안정을 되찾으면서 잠시 8만원대까지 주가를 회복했으나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며 지금의 4만원대까지 내려갔다.
미래에셋증권은 당시 금융위기 여파로 펀드가 반토막이 나면서 투자자들의 대량환매 사태(펀드런)가 이어져 큰 손실을 입었다. '펀드런'의 충격은 이후 자문형 랩 상품 판매에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고객 맞춤형 자산관리서비스에 대한 수요증가와 증시활황세가 계속되면서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등이 자문형 랩 판매로 막대한 수수료 수익을 올렸지만 반면,한때나마 펀드분야 업계 최고를 자랑했던 미래에셋증권은 상대적으로 낮은 실적을 보이며 체면을 구겼다.
이에 자문형 랩 수수료를 기존 3%에서 1.9%까지 인하했지만 시장의 주목을 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여기에 국내외 주가불안 요인이 더해지면서 코스피가 1900선대로 떨어지면서 랩 인기는 시들해 지고 다시 펀드로 돌아서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미래에셋의 부진은 이뿐 아니다. 자산운용사 실적에서도 최근들어 뒷걸음질을 치는 양상이다.
주요 운용사들의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 현황을 보면 미래에셋의 5년간 누적수익율은 78.7%로 업계 4위를 달렸지만 최근 1년간 수익률은 34위(25.4%), 3년간 수익률은 29위(17.9%)로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은 대량펀드 환매 당시 고객들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승부처로 여겼던 자문형 랩 수수료 할인 역시 기대에 못미치면서 '탈출구' 마련에 고심 중이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주가불안 요인 등으로 주식시장 전체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미래에셋은 자문형 랩은 물론 펀드랩, 글로벌랩 등 다양한 랩어카운트 상품을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주가하락이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펀드 고객들의 신뢰회복 여부에 대해 "적립식 펀드를 주로 취급하는데 1년 365일 고객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며 "2008년 이후 펀드 투자 현황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를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