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에 '쓴소리'하면 게시판 사용 못해?"
LG전자가 항의성 글을 자주 올린 소비자의 홈페이지 이용을 차단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어 사실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소비자가 제시하는 여러 정황에도 불구하고 LG전자 측은 해당 홈페이지의 관리 시스템엔 특정 아이피나 아이디를 차단하는 기능 자체가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11일 전북 군산시 산북동에 사는 이 모(남.33세)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19일 그동안 수차례의 문제 제기에도 해결될 기미가 없던 LG전자 스마트폰 옵티머스큐에 대한 불만을 한 번 더 털어 놓기 위해 싸이언 홈페이지를 방문했다.
익숙하게 로그인을 한 이 씨는 ‘1:1 문의’를 통해 프로요 업데이트 이후 생긴 터치 감도 저하, 알람 오작동 등의 문제를 바로 잡아 달라는 내용의 글을 작성했다.
장문의 글을 남긴 후 ‘확인’ 버튼을 누르던 이 씨는 뭔가 이상한 느낌을 감지했다. 평소와는 달리 ‘확인’ 버튼이 활성화 돼 있지 않아 아무리 마우스 커서를 가져다 대 클릭해도 글이 등록되지 않았던 것. 이 씨는 그동안 여러 차례 불만 글을 올려 혹시나 자신 아이디에 ‘미운털’이 박혀 글쓰기 기능이 차단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고객센터에 항의하자 담당자는 해당 웹사이트는 인터넷 익스플로러7에 최적화 돼 있기 때문에 8버전을 사용하고 있는 이 씨의 컴퓨터에서는 글 등록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컴퓨터로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아무런 문제없이 글을 작성해 오던 이 씨는 상황을 피해가기 위한 변명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이 문제로 심기가 불편해진 이 씨는 사무실이나 출장지 등 컴퓨터가 보일 때마다 자신의 아이디로 글쓰기가 되는지 확인해 봤다. 이 중엔 익스플로러7을 사용하는 컴퓨터도 상당수였지만 모두 글쓰기가 불가능했다.
결국 이 씨는 아내의 인적사항으로 새 아이디를 만들어 익스플로러 버전8인 집 컴퓨터에서 글을 작성했다. 테스트 글이 너무나 빠르게 등록되는 걸 보자 자신의 아이디가 차단됐다는 확신이 들었다.
다시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조목조목 따져 묻자 "홈페이지에 특정 아이디를 차단하는 기능 자체가 없다"는 ‘믿거나 말거나’ 식의 해명이었다.
이 씨는 “이미 옵티머스 사용자들 모임에서 항의 글을 올리다가 공식 블로그 등의 이용을 차단 당했다는 글을 본적이 있지만 설마 했다”며 “이처럼 명백한 정황에도 관련 기능이 없다며 발뺌하니 나라를 대표하는 대기업이 동네 구멍가게 수준의 대처를 하고 있는 꼴”이라고 격분했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싸이언 홈페이지 관리자에게 문의 결과 해당 시스템엔 특정 아이피나 아이디를 차단하는 기능자체가 없다고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씨가 겪은 상황으로 볼 때 의심이 가능한 상황이지만 그 과정을 명확히 따져볼 수가 없으니 구체적인 해명이 어렵다”며 “아마도 일시적인 시스템 오류를 이 씨가 민감하게 받아들인 것이 아닐까 추측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설명과는 달리 업체 측에 해명을 요청한 다음날 이 씨로부터 글쓰기가 정상적으로 된다는 연락이 왔다.
이 씨는 “제보에 따른 취재가 시작되자 글쓰기 차단을 푼 것으로 보인다”며 “이게 과연 우연의 일치일까?”라고 물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양우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