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서 대형마트 쓴맛, TV홈쇼핑 단맛본다

2011-03-10     심나영 기자

중국에 진출한 유통업체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중국내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는 실적 부진에 발목을 잡힌 한편 CJ오쇼핑 등 홈쇼핑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중국에서 점포를 폐업하거나 영업을 중단하고 있는 상황이다. 같은 유통업체가 이처럼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시장의 성격 차이를 가장 첫번째로 꼽는다. 중국내 대형마트 시장은 세계적인 유통업체인 월마트, 까르푸 등도 고전하는 '레드오션'인 반면 TV홈쇼핑은 중국에 이름조차 생소했던 '블루오션'을 우리나라 기업이 개척한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이마트 성적표 어떻길래?

지난해 이마트가 중국에서 낸 당기순손실은 910억원이다. 2005년 68억원, 2006년 82억원, 2007년 52억원, 2008년 208억원, 2009년 600억원으로 매해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출처:신세계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

 

2005년 중국 톈진에 1호점을 연 신세계 이마트의 현재 매장 수는 27개다. 작년 말 중국 상하이 최대 규모였던 차오안점을 폐점해 하나가 줄어든 개수다.


이마트가 이처럼 중국 현지에서 고전하고 있는 이유는 점포를 자체 출점 방식으로 냈기 때문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중국 이마트의 매출은 꾸준히 성장했지만 그만큼 투자를 많이 했다"며 "경쟁사는 건물 임대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이마트는 건물 부지까지 사서 운영해 투자비 부담이 컸다"고 말했다.


실제 이마트의 중국 매출은 지난해 6천200억원으로 2009년 3천57억원에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그러나 이마트가 직접 부지를 선정해 건물을 짓는 자체출점 방식은 큰 투자비용을 요구했고, 점포수도 단기간에 늘리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마트 관계자는 "임대매장들도 있지만 중국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임차료가 올라 출점할 때와 대조해 지금은 수익 내기가 어려운 점포도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정리한 차오안점 역시 매출은 높았지만 임대료가 너무 비싸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이 치열한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 중심으로 점포를 낸 것도 이마트의 발목을 잡았다.


이마트는 앞으로  포화상태인 대도시에서 벗어나 '중소도시'를 공략해 효율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바탕으로 2014년까지 60개 점포로 확장계획도 세우고 있다.


또한 신세계가 5월 이후 삼성생명 보유주식을 처분해 2조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하게 되면 베트남과 중국 시장에대한 투자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적자폭 작은 롯데마트 "일시적 위기일 뿐"


공격적인 M&A를 펼쳐 중국 시장을 공략한 롯데마트는 이마트에 비해서 사정이 나은 편이다.


2007년 중국에 1호점을 낸 후, 2009년 타임즈 인수 등을 통해 작년까지 총 82개 매장으로 몸집을 불렸다.롯데마트의 작년 매출은 1조7천500억원. 손실은 150억원이다.


롯데마트 청양점이 주변상권 미개발 등의 원인으로 지난 1월 말 휴업에 들어갔지만 롯데마트 측은 "일시적인 위기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실제 롯데마트는 2009년 1조6천억원 매출에 12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었다. 롯데마트가 신세계와는 달리 중국 진출 초기부터 90% 이상 점포를 경쟁이 덜한 지방 중소도시에 집중한 것도 강점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올해 적자원인에 대해 "M&A를 하면 초기 판관비가 많이 든다.작년 6월 말까지 타임즈를 인수, 롯데로 간판을 새로 달았으니 매장 리뉴얼, 기자재 구입, 광고등  M&A 이후 필요한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 일시적으로 적자가 생겼을 뿐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마크로나 타임즈 등 기존 마트를 M&A해 중국을 공략했지만 M&A한다고 모두 수익이 잘 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임차계약기간이 끝나는 점포 중, 효율이 안 나는 곳은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CJ오쇼핑은 승승장구


반면  같은 유통업체인 CJ오쇼핑은 중국시장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TV홈쇼핑이 중국에 진출할 때  현지에서는 이름조차 생소한 미개척지였다. 초기 중국TV홈쇼핑 시장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개척하다시피했다.  포화상태였던 대형마트 시장과 차별화 된 점이다.

블루오션이었던 만큼 2002년 중국에 첫 발을 내딘 CJ오쇼핑은 상하이 등 시장이 큰 대도시부터 공략했다. 물품도 완전히 차별화 했다. 중국 홈쇼핑 고객이 중산층 이상인 점을 고려, 우리나라에서 팔지 않는 다이아몬드나 벤츠 승용차 같은 초고가 제품도 판매했다.


CJ오쇼핑이 중국국영업체인 상하이미디어그룹과 합작 투자로 세운 동방CJ는 작년 매출은 7천억원으로 2009년 매출 4천200억에 비해 60% 이상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비공개다.


업계에서는 CJ오쇼핑이 택한 '합작법인' 형태도 우리나라 업체가 현지에 빠르게적응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2005년  중국시장에 단독법인으로 진출했다가 실패한  GS숍도 2009년 인도, 태국 등엔 합작법인으로 진입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심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