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들 오피넷 기름값으로 낚시질한다

제때 업데이트 하지않아 이용자 골탕.. 싼가격 고의로 방치 의혹도

2011-03-10     서성훈 기자

기름값이 연일 치솟고 있는 가운데 한국석유공사가 제공하고 있는 유가정보 사이트 '오피넷'(www.opinet.co.kr)의 가격정보가 부정확해 이용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최근 사상 최대치에 근접한 기름값 때문에 운전자들이 오피넷을 통해 유가 정보를 미리 확인하고 주유소를 찾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애써 찾아가서 되레 바가지를 쓰는등 이용자 피해가 늘고 있다.

이는 오피넷의 가격 정보가 모니터링이 아닌 각 주유소의 자발적 보고를 통해 업데이트되는 방식에서 기인한다. 최근처럼 기름값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데도 보고를 제때 하지 않아 묵은 정보가 방치되고 있는가 하면 일부 주유소의 경우 고의로 가격을 허위 표기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경기도 수원시 금곡동에 사는 황 모(남.46세)씨는 최근 조금이라도 가격이 싼 주유소를 찾기 위해 오피넷을 찾았다. 황 씨의 눈에 들어온 것은 수원시 세류동에 위치한 A주유소.


주변 주유소보다 경유값이 ℓ(리터)당 가장 싼 1천589원이었다. 곧바로 차를 몰고 주유소로 향한 황 씨는 30ℓ의 기름을 넣었다.


하지만 다음날 영수증을 확인한 황 씨는 깜짝 놀랐다. 오피넷에 소개된 가격과 달리 실제 결제된 경유값은 70원이 비싼 1천659원이었던 것.

황 씨는 "천정부지로 쏟는 기름값 때문에  일부러 가격을 검색하면서까지 특정 주유소를 찾아갔는데 주변과 다를바 없이 판매되고 있다니 어이가 없다"며 기막혀했다.

이에 대해 주유소 관계자는 “오피넷에서 1주일에 한 번씩 전화가 와서 그때마다 기름값을 알려주고 있다. 해오던 대로 해왔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확인 결과 해당 주유소는 '무폴주유소'로 기름값 변동시 오피넷에 직접 기름값을 보고하도록 되어 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도 광주시 문형리에 사는 강 모(남.42세)씨도 역시 황 씨와 똑같은 일을 겪었다.


기름값이 싼 곳을 찾기 위해 스마트폰의 오피넷 어플을 검색한 강 씨는 마침 주변보다 경유값이 리터당 몇 십원이나 싼 주유소를 찾았다. 5km나 떨어진 곳이었지만 강 씨는 고유가 시대에 한푼이라도 아끼겠다는 마음에 인천시 산곡동의 B주유소로 주저없이 차를 몰았다.


주유소앞은 싼 기름을 넣으려고 차들이 길게 줄을 지어 있어 주유하기까지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주유를 마치고 확인해보니 리터당 1천599원이라던 경유값은 70원이나 비싼 1천670원이었다. 놀란 강 씨가 가격이 다른 이유를 묻자 주유소 측은 "오피넷에 기름값 보고를 아직 안했다"는 태연한 말 뿐이었다.

강 씨는 “아무리 항의해도 소용 없었다. 싼 가격으로 소비자를 현혹하고 업데이트 안했다면 끝이라니 사기행각과 다를 게 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주유소 관계자는 “가게를 인수한지 6일밖에 지나지 않아 미처 오피넷에 보고를 못했다. 소비자의 항의가 있은 후 바로 기름값 인상을 보고했으며 앞으로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피넷 관계자는 “무폴주유소 등 주유소가 직접 보고하는 방식으로 기름값 정보를 게시하는 곳은 주유소가 제때 보고를 하지 않으면 실제 기름값과 게시된 기름값이 차이가 날 수 있다”며 “허위로 기름값을 보고하거나 가격 변동 후 24시간 내에 보고하지 않는 경우엔 지방자치단체에서 과태료 200만원을 부과하는 등 제재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주유소에 따라 한달 동안 기름 가격을 바꾸지 않는 곳들도 있어 매일 정보를 확인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전화 확인을 통해 다시 한번 정보의 정확성을 확인하는 것이 좋고  만약 게시된 기름값과 판매가격이 다를 경우 오피넷에 신고(1688-5142)하면 된다”고 설명했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서성훈 기자]


 

(스마트폰용 오피넷 어플에 올라온 기름값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