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복귀 1년 일관된 경영화두는 무엇?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오는 24일 경영복귀 1년을 맞게 된다.
작년 3월 24일 경영에 복귀한 이 회장은 지난 1년간 위기론, 젊은 조직론, 미래론 등 다양한 경영화두를 던지며 삼성그룹의 혁신을 이끌어왔다
◆"삼성, 위기다!"
1년 전 당시 이 회장은 "지금이 진짜 위기다. 10년 안에 삼성을 대표하는 제품이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위기론'을 화두로 복귀했다.
위기론은 이 회장의 올해 신년사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는 올해 '사업구조의 선순환'을 경영 화두로 기존사업을 대신할 만한 새로운 사업과 제품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라고 주문했다.
앞서 작년 11월 평창동계올림픽 지원 귀국길에서 이 회장은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다가올 변화를 직시해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는 두 달여 뒤인 2월25일 삼성이 미래 신수종사업 중 하나인 바이오제약(CMO) 사업 본격화를 선언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삼성은 2007년부터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착수하는등 바이어 사업에대한 추진 의지를 밝혔으나 실질적 성과가 미미했던 것에 비해 이 회장이 복귀 후 전격적인 사업 진출이 이루어졌다.
실제로 이 회장은 바이오사업을 기획한 미래전략실 신사업추진단에 "바이오제약은 삼성의 미래사업"이라며 "적극적으로 추진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회장의 위기론은 칠순 잔치에서도 또한번 언급됐다. 그는 "정신 안 차리면 또 한걸음 뒤쳐집니다. 옛날부터 앞서가는 회사들이 뒤처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예의 위기론으로 경종을 울렸다.
◆"조직은 젊어져야 한다"
위기론으로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 넣은 그의 다음 화두는 '젊은 조직론'이었다.
작년 10월 멕시코 출국 길에서 그는 "어느 시대든 조직은 젊어져야 하고 젊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젊은 삼성론은 즉시 임원 인사에 반영됐다.
작년 12월 삼성은 이 회장의 차녀 이서현(37) 제일모직·제일기획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부사장 30명, 전무 142명, 상무 318명 등 총 490명을 승진시켰다. 작년 비해 110명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의 임원 승진 인사였다.
30대 임원이 3명이나 되는 등 '젊은 임원'이 상당수 탄생했다. 무려 91명의 임원이 연공서열에 관계없이 승진하기도 했다.
이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42) 삼성전자 부사장(최고운영책임자)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장녀인 이부진(40) 에버랜드·호텔신라 전무도 에버랜드 전략담당사장 겸 호텔신라 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 2월 삼성전자의 부장급 이하 승진 인사도 연공서열이 타파됐다. 예정보다 1년 이상 먼저 올라가는 발탁 승진이 배 이상 확대되고 처음 도입된 3년 발탁 부장도 탄생했다.
회사 관계자는 "조직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는 다이내믹한 조직을 만들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1등 품질 제품 만들라"
그의 위기론은 자연스레 1등 품질론으로 이어지게 된다.
지난 8일 평창동계올림픽 유치활동 후 2주 만에 귀국한 이 회장은 경영복귀 1년 소회를 묻는 질문에 1등 제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제대로 된 물건을 세계 시장에 내서 그것을 1등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년 간 위기의식을 앞세워 조직을 창의적으로 바꾼 결실을 1등 제품으로 맺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아울러 이 회장은 오는 10일로 예정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할 뜻을 밝혀 재계 아이콘으로서의 보폭을 넓힐 뜻도 분명히 했다.
경영 복귀 1년, 이 회장은 지난 1993년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했던 프랑크푸르트 선언 이후 가장 강도 높은 경영화두를 제시하며 삼성의 미래를 디자인하고 있다. [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