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수산 모자간 경영권 분쟁으로 주가 급등
원양어업을 전문으로 하는 동원수산(대표 왕기철)이 모자간 경영권 분쟁이 일어 투자자들에게 재조명되고 있다.
동원수산은 왕윤국 명예회장이 1954년 신흥냉동이란 이름으로 설립한 수산 회사로 참치업체인 동원그룹과는 무관하다
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동원수산의 창업주 왕윤국(89·사진) 명예회장이 와병중인 가운데 부인 박경임(78)씨가 딸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기 위해 전처 소생인 왕기철(59) 대표이사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동원수산의 지분 4.18%를 보유하고 있는 박 씨는 오는 18일 임기가 끝나는 왕 사장을 이사직에서 퇴진시키고 장녀 왕기미(50) 동원수산 상무보를 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왕 사장의 방만한 경영으로 수년간 실적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을 뿐더러 주주 권익보호에도 소극적이라는 명분을 들고 있다. 박 씨는 18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왕 사장이 물러나는 대신 왕 상무보를 등기이사에 올린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왕 상무보는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3차례에 걸쳐 장내매수를 통해 동원수산 2만1천주(0.69%)를 1만1500원 정도에 사들였다. 왕 상무보의 지분매수는 2009년 9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왕 상무보의 지분율은 0.95%로 늘어났다.
반면 왕 사장의 지분율은 0.50%(1만5천200주)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기관투자자 등을 포함해 왕 사장의 우호지분이 25% 정도로 알려져 있어 이번 주총결과에서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지난 2008년 12월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한 왕 명예회장의 지분율은 17.3%에 달하지만 병원치료 중이라 주권행사는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주총에서 표대결로 결론이 나지 않더라도 왕 상무보가 감사 자리를 얻거나 다음 임시주총에서 재대결을 하게 될 공산도 있어 앞으로도 모자간 지분경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과거 사조오양(구 오양수산)이 경영권 분쟁으로 주가가 무려 10배나 폭등했다며, 이번에도 최소 5배 이상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동원수산은 8일 매수가 몰리면서 가격제한폭인 14.91%(2050원)까지 오른 1만5천8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말(8천원대)보다 주가는 2배나 급증했다.
한편 동원수산은 왕 명예회장이 1954년 신흥냉동이란 이름으로 설립했다. 1967년 신흥수산, 1970년 동원수산으로 이름을 바꿨고 동원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성장했다.
동원수산은 지난해 오징어 어가 상승으로 매출액이 1047억원으로 전년보다 18.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4억원으로 2배가량 껑충 뛰는 등 손익구조가 개선됐다. 당기순이익은 47억원으로 전년대비 3배 이상 급등했다.
[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