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결함 무상수리 잣대 멋대로

'쿼터 패널' 수리 받으려면 생산 일자 · 수리 개시일 동시 만족해야

2011-03-16     양우람 기자

쌍용자동차가 카이런의 쿼터 패널에 대한 무상 수리 대상 선정에 있어 모호한 이중 잣대를 적용해 소비자들을 두 번 울게 하고 있다.

패널 부식이 부분적으로 제조상의 결함임을 인정한 쌍용자동차 측은 당초 소비자원의 권고에 따라 2005년5월1일부터 2008년10월12일 사이에 생산된 차량 전체를 대상으로 무상 AS를 진행하는 듯 했다. 

하지만 'AS시작 시점인 올 1월 10일로부터 5년 이내 생산 차량(5년/10만km 이내)'이라는 조항을 추가로 마련해 2005년5월부터 2006년1월 사이에 생산된 카이런을 무상 수리 대상에서 제외한 것. 

16일 전남 장성군 북이면에 사는 박 모(남. 34세)씨에 따르면 그는 쌍용차 카이런 구입 4년 가량 지난 2009년 연말 뒷바퀴 위쪽을 감싸는 쿼터 패널 부위에 얇게 녹이 슨 것을 발견했다.

'쿼터 패널'은 차량 차체의 철판 중 차바퀴 주변을 동그랗게 덮는 패널로 양옆 패널을 펜더(fender), 뒤쪽은 쿼터 패널(Quater Panel)이라 부른다.

사고 등의 이유도 없이 생겨난 녹은 날이 갈수록 철판을 파고 들어가는 정도가 심해졌다. 답답한 마음에 인터넷 카페 등을 살핀 박 씨는 동일 증상으로 신음하는 운전자들이 한 둘이 아니란 걸 알게 됐다.


차량 하자임을 확신한 박 씨는 지난해 4월부터 관계 기관과 언론 등을 통해 문제 제기했지만 업체 측은 "자동차 사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며 부인했다.

하지만 동일 증상에 대한 민원이 끊이지 않자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해 8월경 실상파악에 나섰고 쌍용차 측은 "쿼터 패널 부위의 내판과 외판 접합부의 틈새가 벌어져 이곳으로 이물질, 수분, 염화칼슘 등이 침투해 부식이 생긴다"고 인정했다.

이어 "폭설 등으로 염화칼슘 등의 사용량이 증가하는 환경적 요인을 고려해 해당 부위의 접합력을 높이는 실러(sealer) 충진량을 지난 2008년 10월 13일부터 증대해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곧 기준 시점 이전의 차량에 대해선 보완의 필요성을 되돌려 말한 것으로 한국소비자원은 쌍용자동차 측에 기존 차량에 대한 무상 수리를 권고했고 업체는 수긍해 무상수리에 대한 내용을 공지했다.  

반가운 소식에 서둘러 인근 쌍용자동차 직영 서비스센터를 찾은 박 씨의 기쁨은 한순간에 분노로 변했다.

이유인즉 박 씨의 차량은 2005년 5월 이후 생산돼 1차 대상범위에는 포함되지만 'AS시작 시점인 올해 1월 10일로부터 5년 이내'라는 조항에서는 제외돼 무상 수리가 불가능 하다는 것. 황당한 기준의 이유를 묻자 서비스센터는 본사 지침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박 씨는 “생산 일자와 무상 수리 개시일의 조건을 동시에 적용하는 까닭을 이해할 수 없다”고 기막혀했다.

이에 대해 쌍용자동차 관계자는 “한국소비자원의 권고를 받아들여 고객 케어 차원에서 무상 수리를 진행하고 있지만 의무사항이 아니라 기준을 정하는 것은 업체의 자율”이라고 말했다.

이어 “5년 10만km 미만을 대상으로 한 것도 그동안의 전례를 감안했을 때 범위를 넓게 잡은 것”이라고 답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양우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