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경제위기 때마다 보험부터 해약

2011-03-10     김문수 기자

소비자들은 경제위기가 닥칠 때마다 보험상품부터 해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효력이 상실되거나 해약된 보험금이 가장 많았던 시기는 2008년도로 그 금액은 252조7천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도인 2007년보다 28.4%나 급증한 것이다.

  
보험은 갑작스런 사고나 질병 등 미래를 준비하는 상품이어서 현재 생활고에 시달릴 경우 미래를 준비할 마음의 여유가 없어져 해약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보험 효력상실ㆍ해지 금액으로 보면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도 글로벌 금융위기 때만큼 고통스러웠다는 것을 보여준다.

  
수많은 기업이 도산하는 등 외환위기로 `국난(國難)'을 치렀던 1998년도의 보험 효력상실ㆍ해지 금액은 251조5천억원이었다.

  
당장 집안의 가장이 직장을 잃고 기업들이 연이어 넘어지는 상황이었던 만큼 미래를 대비하는 보험은 `사치품'에 가깝게 취급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카드대란'이 일어났던 2003년도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카드사의 카드 발급 남발과 소비자의 소위 `돌려막기'식 소비 행태로 경제가 휘청거리고 거리에 신용불량자가 넘쳐나던 2003년도에도 보험 해약 금액은 233조6천억원이었다.

 
해약규모가 200조원을 초과한 것은 IMF 외환위기 때의 1997년도(221조원), 카드사태 직전인 2002년도(200조원)와 직후인 2004년도(217조원),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미친 2009년도(234조원) 뿐이었다.


3차례의 경제위기 전후로 보험 해지 금액이 200조원을 넘어섬으로써 보험이 경제위기에 민감한 것으로 드러난 것.

  
이는 지난해 4~12월 해지하거나 효력을 잃은 보험 금액은 162조6천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78조1천억원)보다 8.7% 줄어든데서도 여실히 증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