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출자 IBK증권 적자에 사고까지, 설립취지 무색

2011-03-10     임민희 기자
IBK기업은행(은행장 조준희)이 100% 출자해 만든 IBK투자증권(사장 이형승)이 창립 이후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못하면서 설립취지가 무색해 지고 있다.

이 증권사는 적자에다 대형금융사고까지 겹치면서 거액을 투자한 기업은행에 큰 누를 끼치고 있어 IBK증권사 설립을 주도한 당시 윤용로 행장 등 은행 경영진에 대한 투자판단 적합성 여부도 따져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기업은행이 지난 2008년 5월 29일 자본금 3천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증권사로 설립 이후 첫 해에 자본잠식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2009년 4월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 3천770억원을 확충, 업계 7위의 자본금 규모를 갖췄다.

또한 2009년 9월 기업신용등급 A+를 획득해 금융투자회사로서 안정성과 신뢰도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자본금 규모와 투자비용에 비해 실적 면에서는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기업은행에 적지 않은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IBK투자증권은 설립 초기인 2008년 12월말 당기순손실 104억원을 기록했으며 다음해인 2009년 3월말에도 6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3월말 현재 당기순이익 48억원을 기록했으나 올해(2010.4~2011.3) 역시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기업은행 본점과 거래하는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기업공개(IPO) 등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개인고객의 효율적 자산관리와 중소·중견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다.

기업은행의 거래기업 및 잠재고객 등 네트워크를 활용한 시너지 경영, 상품개발 및 판매확대를 통해 충분히 영업실적을 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지만 이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는 IBK투자증권 서울 강남지역 지점에 근무 중인 한 직원이 투자자를 상대로 거액의 사기거래를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대외적 이미지까지 실추된 상태다.

이와 관련,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설립한지 만3년이 안된 회사로 영업활동 강화를 위해 지점설립 및 확대, 직원채용 등에 대한 투자비용이 들어가게 된 것"이라며 "올해 3월 결산에서도 적자가 예상되나 향후 영업망이 구축되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최근 금융사고는 투자자들이 증권사 계좌가 아닌, 해당 직원의 은행계좌로 거래를 하다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정상거래가 아니기 때문에 이를 내부적으로 감시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IBK캐피탈과 IBK신용정보 등 6개 자회사가 있으나 자본금 규모가 크지 않다보니 대부분 은행영업에 비중이 쏠려있는 게 사실"이라며 "다른 대형은행들처럼 지주사로 묶여있는 게 아니라 각각의 영업방식에 대해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장된 은행이 거액을 들여 세운 자회사가 이렇다할 실적을 내지 못하면서 은행 주주들도 간접 피해를 입을 수 있는만큼 IBK투자증권 설립추진세력 등에 대한 평가는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