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반격, 권영수 사장 "삼성 3D TV는 인체에 유해"

2011-03-10     유성용 기자

LG 연합군이 삼성전자가 채택한 셔터안경식(SG) 3D TV의 인체 유해성을 부각시키며 반격에 나섰다. 지난 8일 삼성전자가 LG전자 제품을 원색적으로 비난한데대한 공식 맞대응이다.


LG디스플레이는 10일 여의도 LG트윈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삼성전자의 액티브 셔터글라스 3D TV의 인체 유해성 문제를 제기했다. 

이 회사는 LG전자의 FPR 3D TV와 삼성전자의 SG 3D TV의 화면 깜박임(플리커) 현상 시연을 위해 일반 자연광 및 야간 환경으로 꾸며놓은 별도의 공간을 마련했다.

간담회 진행은 필름 타입의 편광 패널을 개발해 3D 논쟁을 촉발한 LG디스플레이의 권영수 사장이 맡았다.

간담회가 열린 소강당에는 '따라올 수 없는 차세대 기술, FPR 3D'라고 적힌 현수막까지 붙여 놓았다. 간담회에 임하는 LG 측의 각오를 드러냈다.

<사진-연합뉴스>


권 사장은 "설문 조사를 해보면 TV 고객들이 3D 영상을 보면서 나타날 수 있는 건강문제를 많이 걱정하는 것 같다"며 "3D 영상을 감상할 때 나타나는 화면 겹침(크로스토크)과 화면 깜빡임(플리커) 현상이 바로 두통이나 눈의 피로를 유발하는 주된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적 권위의 환경안정 인증기관인 TUV로부터 LG FPR 3D TV는 '플리커 프리' 판정을 받은 반면 SG 3D TV는 이를 인정받는 데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세계 여러 기관이 SG 제품이 플리커로 인해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는 입장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플리커 현상은 영상주기가 60Hz 이하, 밝기변화의 차이가 20니트 이상이면 발생하는데 FPR 3D TV의 경우 1초에 240Hz를 보여주지만 SG 3D TV는 60Hz 밖에 안 된다는 게 권 사장의 설명.

다시 말해 삼성전자의 SG 3D TV는 가정환경 밝기에서 플리커가 심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권 사장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비교 시연에 삼성 측이 적극 참여해 달라"고 제안하며 삼성전자가 제기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3D TV 방식인 셔터글라스가 1세대였다면 FPR 방식은 차세대"라며 "이미 해외의 여러 기관으로부터 FPR 3D TV가 풀HD 해상도를 구현한다는 것을 인정받았고 앞으로도 전 세계 모든 공신력 있는 기관들로부터 인정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한 인터넷 매체가 진행한 양사의 3D TV 비교 시연 결과를 소개하면서 "해상도에서 경쟁사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날 간담회에서 권 사장은 "최근 LG와 삼성간의 3D 진실공방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져 소비자들께 죄송하다"며 "이런 혼란스러움이 조기 종결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방통위와 다음 카페 등에서 진행했던 비교 시연회가 경쟁사에서 제품을 못 내겠다고 해 불발됐다"며 "삼성은 제발 비교 시연에 참여해 달라"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끝으로 권 사장은 "경쟁사 광고 속 원숭이가 쓰고 있는 3D 안경은 20년 전에 보던 안경"이라며 "삼성을 평소 존경해 왔는데 최근 상황은 대단히 안타깝다. 앞으로는 상대방을 비방하는 광고를 하지 않고 선의의 경쟁을 해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양사의 도 넘은 신경전이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LG전자 구본준 부회장이 받고 있는 실적 압박의 반작용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재용 사장은 작년 12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으며, 구본준 부회장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밀린 LG전자를 건지기 위한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앞서 지난 8일 삼성전자는 LG전자의 패시브 방식이 풀HD라고 나온 논문이 없다며 LG전자가 채택한 필름패턴 편광안경식(FPR) 문제점을 지적했다. 오른쪽과 왼쪽 영상이 하나의 화면에서 나오는 만큼 풀HD 영상이 반으로 쪼개지면서 결국 HD급이 안 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그간 광고에 '하늘과 땅 차이'라는 문구를 사용하거나, LG전자를 '원숭이'에 비유하는 등 원색적으로 LG전자 3DTV를 비난했었다.

◆삼전전자 액티브 셔터 글라스 방식= TV와 안경이 전자신호를 주고받으며 왼쪽과 오른쪽 영상을 따로 받아들인다. 왼쪽 영상이 TV에서 나오면 오른쪽 안경을 순간적으로 차단해 입체 영상을 만들어 내는 방식으로 안경이 중요하다.

◆LG전자 패시브 편광 방식= 왼쪽 영상과 오른쪽 영상이 TV 패널에 부착된 편광판을 통과하면서 분리된다. 상하로 움직이는 파장에 실리면 왼쪽 눈에만 보이고, 좌우로 움직이는 파장은 오른쪽 눈에만 보이는 방식으로 입체 영상을 만든다. 안경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