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소아비만 방치하다 '짜리몽땅' 될라
비만으로 고생하는 소아 및 청소년들이 점점 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청소년 비만은 1998년 6.6%에서 2005년 10.2%로, 7년 동안 약 1.5배 증가했다. 청소년 열 명 중 한 명이 비만인 셈이다. 보건복지가족부의 2007 국민건강 영양조사에서도 만 2~18세 소아·청소년 10명 중 1명(10.9%)은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인 비만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장 비만 유병률이 높은 남자 중·고등학생(12~18세)의 경우 10명 중 1.8명이 비만으로 조사되었다.
성인의 비만도 문제지만, 소아 및 청소년 비만은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주의해야 한다. 비만으로 체지방률이 높아지면 체지방 세포에서 분비되는 렙틴이라는 호르몬이 많아짐에 따라 2차 성징이 빨리 나타나고, 따라서 성장판이 일찍 닫힐 수 있다. 또한 무거운 체중이 성장판에 압박을 가해 성장을 방해할 수도 있다.
비만은 다양한 합병증을 불러 일으키기도 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수면 중 무호흡증이다. 성장호르몬은 얕은 수면 상태보다 깊은 수면 상태에서 더 많이 분비되는데, 수면 중 무호흡증 등으로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성장호르몬의 분비량이 적을 수밖에 없다.
비만 청소년의 경우 특히 지방간, 지방간염 등의 간 기능 이상이 있을 확률이 높다. 최근 한 대학병원이 평균 연령 12세 비만아 80명을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 전원에게서 지방간이 발견되었다. 지방간이 있는 경우 간세포를 괴사시키거나 염증을 동반해 지방간염으로 발전할 수 있고, 간이 딱딱해지는 섬유화가 진행되면서 간경화로 이어질 확률도 높으며, 성인이 되어 간암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비만은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 등의 만성 대사질환의 위험도 증가시킨다. 살이 많이 찌면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에 대한 저항성이 생겨서 성인형 당뇨병이 생길 수 있다. 또한 비만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고지혈증을 유발하기 쉽고, 고지혈증이 되면 어린 나이에도 동맥경화가 시작될 수 있다. 고혈압 역시 비만아의 20~30%에서 나타날 만큼 흔한 증상이다.
정신적, 심리적인 문제를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사춘기 무렵의 청소년들은 비만으로 인한 자신감 결여, 열등감, 우울증, 주변 친구들의 놀림 등으로 인한 대인기피증 등을 겪을 수 있다.
비만아의 낮은 자존감은 대인관계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등교 거부, 빈뇨 증상, 틱 장애(특별한 이유 없이 자신도 모르게 신체의 일부분을 빠르게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 것)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소아 및 청소년기의 비만을 조심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이 시기의 비만이 성인 비만이 될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대한비만학회가 2006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성장기 비만이 성인 비만 될 확률은 68%다. 어릴 때 늘어난 지방 세포 수는 성인이 되어서도 줄어들기 않기 때문에 애초에 비만을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비만인 경우 최대한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
다행인 것은 청소년의 비만은 조기에 치료하는 경우 성인 비만에 비해 체중감량효과가 높다는 점이다. 다만,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은 성장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비만을 치료해야 하므로 운동을 통한 단계적인 체중감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식욕억제제나 지방흡수억제제와 같은 약물을 통한 급속한 체중감량은 청소년기 성장이나 신체기관 발달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자제해야 한다.
따라서 쉬는 시간에 오락이나 인터넷 등 가만히 앉아서 하는 활동보다는, 운동장에 나가 농구나 축구 등 활동량이 많은 운동을 할 것을 권한다.
등하교 시에도 걷기나 자전거 타기 등을 이용해 운동량을 늘리고, 공부를 할 때에도 1시간에 한 번씩은 일어나서 몸을 움직여 주도록 한다. 운동의 종류는 걷기, 조깅, 자전거 타기, 수영 등 심폐기능을 높여주는 운동이 좋다. 운동 시간은 1회에 30~40분 정도가 적당하다.
도움말=비에비스나무병원 민영일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