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주니어, 글로벌 컨설팅회사서 경영수업 쌓기 유행

2011-03-16     류세나 기자

재계의 주니어, 이른 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재계 2,3세들이 글로벌 컨설팅회사로 몰리고 있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 감각을 가장 빠르게 익힐 수 있는 '경영 아카데미'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컨설팅회사를 거쳐 간 주요그룹 2,3세들은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3남 조현상 효성 전무(베인&컴퍼니),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 박세창 금호타이어 전무(AT커니),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외아들 김남호 동부제철 차장(AT커니), 김희철 벽산그룹 회장의 장남 김성식 벽산 사장(보스턴컨설팅), 구자두 LB인베스트먼트(옛 LG벤처투자) 회장의 장남 구본천 LB인베스트먼트 사장(맥킨지) 등이다.


여기에 최근 홍석조 보광그룹 회장의 장남 홍정국씨가 보스턴컨설팅그룹 코리아에 근무중인 것으로 알려진 데 이어 박용만 (주)두산 회장의 차남 박재원씨까지 지난 2월 같은 회사에 입사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재계 2,3세들이 사회생활의 첫 발로 '아버지의 회사'가 아닌 글로벌 컨설팅회사를 택하고 있는 이유에 세인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경영수업 일환…실전경영 익히는 '경영 아카데미'


<각각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베인&컴퍼니와 AT커니에서의 근무 이력을 갖고 있는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3남 조현상 효성 전무(좌)와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 박세창 금호타이어 전무>


국내 굴지의 재벌 자녀들이 컨설팅업체 근무를 선호하는 까닭은 단순한 재무전략 뿐 아니라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노하우 체득의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다양한 산업과 기업에 차별화된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컨설팅회사의 특성을 통해 기업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과 전략, 기획력을 배양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다른 회사의 경영상황까지 정당하게, 속속들이 들여다 볼 수 있는 잇점도 있다.


재계 2,3세들에게 글로벌 컨설팅 회사는 돈을 주고도 배울 수 없는, 실전경영의 노하우를 익힐 수 있는 최고의 '경영 아카데미'가 되는 셈이다.


게다가 컨설팅회사에는 글로벌 젊은 브레인들이 대거 몰려 있어 앞으로 재계를 움직일 차세대 리더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장(場)이 되기도 한다. 경력 관리와 더불어 인맥관리까지 한 번에 이루어지는 셈이다.


◆ MBA 진학·경영능력 등 객관적 평가자료로 활용


또한 컨설팅회사에서의 근무 경험은 미국 경영대학원(MBA)에 진학하는 데 있어서도 이롭게 작용한다. 실제로 컨설팅회사에서 근무했던 재계 2,3세들 중 상당수는 대학 졸업 후 컨설팅회사에서 경력을 쌓은 뒤 MBA 등을 거쳐 그룹 중역으로 입사하는 과정을 밟았다.


게다가 컨설팅회사의 이력은 향후 기업 경영에 참여했을 때 경영자로서의 자질을 평가받을 수 있는 객관적 자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특히 최근 재계에 컨설턴트 출신의 젊은 인재들이 대기업 고위임원직에 스카우트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컨설팅회사의 경력이 재계에서 어느 정도로 인정받는 지를 입증해주는 대목이다.


유정준 SK㈜ G&G추진단 사장(맥킨지), 김철수 LG U+ 컨버전스 사업단장(앤더슨컨설팅), 서성원 SK텔레콤 오픈마케팅추진단장(맥킨지), 안성훈 효성 상무(베인&컴퍼니), 최명화 ㈜두산 브랜드 팀장(맥킨지) 등이 컨설턴트 출신으로 재계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와 관련 재계 관계자는 "재계 2,3세들이 경영수업과 인맥관리 차원에서 컨설팅 회사로 몰리는 현상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긍정적인 측면과 함께 경영인이 직접 현장에 부딪치기 보다는 컨설팅에 따른 결과에만 의존하게 되는 부작용이 야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류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