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커진 소셜커머스, 소비자 피해도 쓰나미
업체 비난글 쓰면 고소고발?..약관 등 관련 기준 허술한'사각지대'
"호텔 뷔페 반값 쿠폰을 샀는데 만명을 모집했습니다, 처음에는 4천명이라더니 6천명 추가했네요. 서비스 엉망진창일듯. 환불하고 싶은데 어떡하죠?" (얌냠)
"제주도 노지귤 반값 할인한다고 해서 마트에서 파는 일반 귤보다 비싸게 주고 샀더니 딱풀 뚜껑하만 귤만 잔뜩. 상자에 인증마크도 없었어요" (0109440)
소셜커머스가 붐을 일으키면서 소비자 불만도 폭발하고 있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는 최근 이같은 소비자 피해 제보가 폭주하고 있다. 주로 광고 내용과 다른 서비스 품질, 환불 어려움에 대한 고발이다.
참다못한 소비자들은 급기야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달 14일 문을 연 '소셜커머스 소비자 카페'(http://cafe.naver.com/socialconsumer/)는 문을 연지 한 달 만에 회원수가 2천400명에 이르렀다.
지난달 시장점유율 1위인 티켓몬스터가 일본화장품 '준텐시'를 허위광고해 판매한 사건이 도화선이었다. 업체 게시판에 불만이 폭주하자 티켓몬스터는 게시판을 폐쇄하는 무리수까지 뒀다. 준텐시 환불조치가 내려졌지만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불량품 교환하려면 택배비 보내라?
현재 카페에서는 소셜커머스 업체와 소비자 간 전운이 감돌고 있다.
소셜커머스업체들이 지속적으로 상품에 관해 문제제기하는 소비자들의 글을 캡쳐해 명예훼손으로 고소고발할 거란 루머가 돌자, 카페회원들이 '맞소송단 모집'에 나선 것.
카페 운영자 정모씨(남,35세,서울시 사당동)는 "잘못은 업체가 해놓고 소비자들의 비난글을 캡처까지 떠가며 소송을 검토한다니 말이되냐"며 "회원들을 방어하기 위해서라도 미리 사태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카페에선 또 티켓몬스터에서 불량품 신발을 구매한 수천명이 집단항의하자 티켓몬스터가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교환환불을 원하면 택배비 5천원을 지불하라고 요구하라고 한 사건, 하루 종일 전화불통인 티켓몬스터 고객센터에 관한 질타 등이 화제가 됐다.
▶소셜커머스가 유통계 '문제아'된 이유는?
월매출 100억원에 톱스타를 앞세운 TV광고까지 퍼부을 정도로 덩치가 커진 소셜커머스가 한국시장에 첫 발을 내딛은지 단 9개월만에 유통업계의 문제아로 낙인찍힌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먼저 체계가 없는 시장 상황을 꼽는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소셜커머스가 몇 개인지 정확히 파악조차 안될 정도로 미성숙한 단계이다보니 약관 기준 등 관련 규정이 불분명하다.
소셜커머스 업체가 지켜야 할 전자상거래법에도 사각지대가 있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소비자는 '재화 구입 후 7일 이내, 허위광고시 3개월 이내 청약철회'할 수 있다. 이 조항으로만 따지면 현재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하고 있다.
문제는 환불 거부에 관한 전자상거래법 시행령 21항이다. 이 조항은 '소비자의 청약철회를 통해 통신판매업자에게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피해가 예상되면 별도로 그 사실을 고지하고 소비자의 서면(전자문서를 포함한다)에 의한 동의를 얻은 경우에는 환불을 거부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소셜커머스 관계자는 "일정인원을 채워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공동구매 형식은 환불을 원하는 몇몇 소비자들로 인해 나머지 대다수에게 피해가 갈 수 있고, 매출에도 타격을 입을 수 있으므로 무조건 환불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소셜커머스가 안고 있는 문제 원인에 관한 다른 시각도 있다.
겉으로는 소셜커머스가 탄탄대로를 걷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적자상태나 다름없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재화서비스공급업체에게 무리하게 수용인원을 늘리라고 유혹, 서비스 질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
카페 운영자 정모씨는 "통상 소셜커머스업체들이 받는 수수료율은 20~25%로 월매출이 100억이면 영업익은 20~25억 정도로 짐작된다"며 "티몬이나 쿠팡 등이 황금시간대에 TV광고를 하고 주요 포털에 메인 광고를 걸고 있는데 이 정도 영업익으론 광고비도 충당하기 힘들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이어 "실제 테이블 6개짜리 스시집 사장이 소셜커머스 직원 이야기만 듣고 3천명 규모의 쿠폰을 팔았다가 곤혹을 치룬 사례도 있다"며 "회원들 말을 종합해보면 대형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자신들의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서비스 질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중위권 업체들은 아예 수익이 없는 수주도 서슴치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위권 소셜커머스업체 관계자는 "경쟁이 워낙 치열해 카드 수수료 정도만 커버할 수있으면 무조건 수주해 영업을 하고 있다"며 "매출은 늘어도 회사는 적자 운영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실상을 밝혔다.
실제 티켓몬스터, 쿠팡, 위메이크프라이스 3강을 비롯한 소셜커머스업체는 영업이익을 철저히 비공개에 부치고 있다. [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심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