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는 ‘손자시대'...3세 경영으로 속속 세대교체
국내 산업분야중 장수기업이 가장 많은 제약업계가 '손자 시대'에 들어서고 있다. 100년 역사를 넘어선 만큼 주요 기업들이 2세 경영을 넘어 3세대 경영으로 세대교체에 돌입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창업주 故 윤용구 회장의 손자이자 윤원영 회장의 장남인 윤웅섭 전무를 지난 달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며 3세 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전무로 승진한데 이어 10개월 만에 이루어진 초고속 승진. 부친 윤원영 회장이 경영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은 채 회장직만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윤 부사장이 실질적인 CEO의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현대약품도 지난 달 열린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창업주 故 이규석 회장의 손자이자 이한구 회장의 장남인 이상준 미래전략본부장을 등기이사로 선임했다.
이후 현대약품은 장내매입을 통해 이상준 본부장의 지분율을 끌어 올리는 등 3세 경영을 위한 물밑 작업에 나섰다.
동아제약은 창업주 故 강중희 회장의 손자 강정석 부회장을 경영 전면에 내세우며 가장 활발하게 3세 경영 체제로 이동하고 있다.
강신호 회장의 4남 강정석 부사장은 동아제약 경영관리팀장과 영업본부장, 전무 부사장을 거치며 경영상 중요한 결정을 대부분 내리고 있다.
특히 지난 해 11월 내부 인사를 통해 강정석-김원배 공동 대표 체제에서 강정석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하면서 사실상 경영권 승계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3세대 경영체제가 정착돼 있는 업체도 있다.
윤도준 동화약품 대표는 창업주 故 윤창식 명예회장의 손자로 지난 2005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경영에 참여한 후 2008년 부터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JW중외제약 이경하 부회장 역시 창업주인 고 이기석 회장의 손자로 지난 2001년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왼쪽부터 ▲윤웅섭 부사장=일동제약 ▲강정석 부사장=동아제약 ▲윤도준 회장=동화약품 ▲이경하 부회장=JW중외제약)
이밖에도 일양약품, 국제약품, 삼일제약 등도 3세 경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3세 경영인들은 대부분 회사 내 요직을 거치며 기본적인 경영 수업을 받아온 것은 물론 제약 산업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학과를 나온 것이 특징.
실제 동아제약 강정석 부사장과 JW중외제약 이경하 부회장은 성균관대학교 약대를 졸업했고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은 경희대학교 대학원 의학 박사 출신이다.
때문에 오너 경영인의 책임에 전문성까지 갖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제약업계는 이들 3세대 경영인들이 리베이트 쌍벌제와 시장형 실거래가제 등 업계를 압박하는 정부의 정책을 어떻게 돌파할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 삼성, SK, 한화 등 상당수의 대기업들이 바이오 헬스케어를 중심으로 의약품 시장까지 넘보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도전을 막아내고 고유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biz&ceo 뉴스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양우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