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법 통과···김태영, 초대행장 0순위?

2011-03-17     김문수 기자

신용․경제 분리를 골자로 하는 농협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김태영 농협신용대표의 위상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금융계에선 김태영 농협신용 대표가 연임에 성공하며 농협 금융지주사 기틀 마련에 힘을 실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초 농협 금융지주회사가 출범하면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과 이재관 부회장에 이어 김 대표의 입지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따라서 농협 금융지주사가 출범하면 김대표가 초대 농협은행 행장에 오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1중앙회 2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농협금융지주회사 출범이 본격화됐다.

이에 따라 농협은 내년 3월 KB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에 이어 200조원대 자산을 보유한 금융지주회사로 도약하게 된다.

금융계는 지난해 7월 재임에 성공한 김 대표가 농협지주사 설립 이후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주목하고 있다.

김태영=농협개혁의 ‘아이콘’ ?


1953년 부산태생인 김태영 신용대표는 1971년 영남상고 졸업과 동시에 주산 특기생으로 농협에 입사, 일과 학업을 병행해가며 명지대를 졸업했다.

지난 1981년 중앙회 금융부 금융계획 과장을 거쳐 금융기획부장, 기획실장 등 신용 사업 부문을 담당해오던 그는 2008년 농협 신용 부분 대표이사로 전격 발탁됐다.

당시 기획실장이었던 김 대표의 발탁은 농협개혁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며 금융가에 큰 화제를 몰고 왔다.

현직 농협 중앙회 간부 대부분이 ‘농협대학’ 또는 ‘고려대’출신인데 반해 비주류 대학 출신의 1급 직원이 신용 대표에 연임됐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김태영 신용대표는 취임 이후 특유의 리더십으로 농협 금융지주 설립의 큰 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김태영 신용대표 취임 이후 농협은 차세대 뱅킹시스템인 신용신시스템과 독자 카드시스템을 구축했다. 아울러 전국 점포망의 강점을 살리고 비효율적인 의사결정 시스템 개선 및 전문성 강화 전략을 세웠다.

이에 내년 초 농협금융지주회사가 출범하면 은행, 보험, 증권 등 자회사 간 고객 정보 공유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3인자'의 위상은 어떻게?


특히 김태영 농협중앙회 신용대표는 지난해 연임에 성공한 직후 "금융지주회사가 출범하면 프랑스 1위 금융그룹인 크레디아그리콜(CA)처럼 국제 경쟁력을 갖춘 국내 최대 금융지주사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포부를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농협이 최대의 강점인 영업네트워크를 활용해 영업 드라이브를 걸 경우 다른 금융기관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농협중앙회가 가진 점포수는 1160여개로 수도권뿐만 아니라 농어촌 지역까지 지점망이 고르게 분포돼 있어 다른 금융기관이 필적하기 어렵다는 게 금융관계자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여기에 카드부문 분사를 추진하거나 검토중인데다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전략이어서 금융권 재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는 농협법 통과에 앞서 농협금융지주사 설립을 위한 시스템을 마련해왔다”며 “금융지주회사가 설립되고 영업에 적극 나서면 농협에서 김태영 대표에 대한 신임은 두터워지겠지만 농민을 위한다는 본래의 취지는 무색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농협금융지주의 금융비전이 오는 9월쯤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김 대표의 향후 위상에 금융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관련 금융계에선 농협지주사 출범시 지주 회장은 정부의 입김에 의해 임명될 가능성이 있지만 초대 농협은행 행장은 김대표가 맡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