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는 패션계 왕따? 매출 1위에도 '패션3강'못들어

2011-03-18     심나영 기자

"왜 패션3강에 우리 이름이 매번 빠지는 건가요?"

이랜드 박성수 회장이 신문을 펼쳐 패션업계 기사를 읽을 때마다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직원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이랜드는 지난해 국내 패션부문 매출 1조7천187억원, 중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매출은 1조3천491억원을 올렸다. 패션으로만 매출 3조원 시대를 연 것이다.


그러나 보통 국내 언론에서 언급하는 '패션3강'은 제일모직, LG패션, 코오롱패션이다.


2010년 국내 매출 기준으로 1위는 제일모직 패션부문(1조2천984억원), 2위는 LG패션(1조1천212억원), 3위는 코오롱패션(1조1천182억원)이 차지했다. 이는 이랜드 국내매출보다 4천억~6천억 정도 떨어지는 수준이다.  


통상 국내 패션업계 순위는 국내매출로만 매겨진다. 대부분 중국 등 해외로 진출했지만 현지매출은 그 곳 법인이 따로 집계한다.


작년 이랜드 국내매출은 패션업계 부동의 1위로 불리는 제일모직보다 4천200억원 정도 앞섰다. 제일모직과 LG패션의 차이가 1천700억원임을 감안하면 이랜드와 패션3강 간 매출액은 현격히 차이가 있는 셈이다.


이랜드 패션부문 매출(표참조)은 계열사인 이랜드와 이랜드월드, 데코, 네티션닷컴이 운영하는 50여개 브랜드에서만 거둔 액수다. 이랜드 리테일이 운영하는 아울렛, 백화점 등 유통부문 매출액은 제외됐다.

 

이랜드 관계자는 "순수하게 브랜드 매출만 집계해 '패션부문 매출'을 발표한다는 점에서도 패션3강과 다를 게 없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이랜드가 다른 패션업체들을 저 멀리 따돌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패션3강에서 누락되는 이유는 뭘까?


업계에서는 이랜드가 비상장 회사라는 점을 꼽는다. 제일모직, LG패션, 코오롱패션은 상장사다. 반면  이랜드는 아직까지 비상장사라 매출액 등에서 신빙성을 가지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비상장사인 이랜드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인 '다트'를 통해 계열사인 이랜드, 이랜드월드 등의 매출을 정확하게 공개하고 있다"며 "매출액을 다 공개하기 때문에 신빙성이 없다는 건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랜드가 순수한 패션업체로 볼 수 없다는 이유를 댄다.


경쟁사 관계자는 "패션업계에서는 이랜드를 순수한 패션업체로 보기 힘들며, 단순하게 매출이 어디가 더 많냐로 업계 순위를 정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뉴코아, 홈에버와 아울렛, 외식사업에까지 하는 이랜드는 사실 '유통업체'로 봐야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정작 이랜드에서도 자사가 왜 패션3강에 들지 못하는지 정확한 이유를 모른다. 이랜드 관계자는 "예전부터 관례처럼 제일모직, LG패션, 코오롱패션이 패션3강 구도를 형성했는데, 이랜드야 말로 태생부터 정통 패션업체"라며 "잘못된 업계순위를 바로 잡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심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