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물, 굉음, 브레이크 오작동 새 차

정비업소 "원인 몰라" vs 제조업체 "이상 없다"… 소비자 "그냥 타?"

2007-04-02     백상진 기자

    차체에서 녹물이 나오고, 엔진과 브레이크에서 이상한 소음이 발생하고….

뽑은 지 얼마되지 않은 비 싼 새 차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결함이나 하자가 발생, 소비자들의 속을 뒤집어 놓고 있다.

또 브레이크가 오작동하거나 기름탱크에서 오일이 줄줄 새는 헌차같은 새 차도 출고돼 자동차제조업체의 품질관리에도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제조업체는 “차량에 이상이 없다” “정상이다”며 소비자들의 교환이나 환불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사례1=자영업자인 김동만(30·충북 제천시 금성면)씨는 작년 7월말 쌍용차 ‘액티언 스포츠’를 구입했다.

3개월 정도 1만km 정도 주행할 무렵 4륜구동을 해주는 장치(TC)에서 오일이 비쳐 TC를 신품으로 교체했다.

1000km 정도 운행하니 또 오일이 새어나와 TC를 새 것으로 갈았다. 또 500km를 더 타니까 같은 자리에서 오일이 번졌다.

쌍용차 정비업소는 원인을 찾지 못했다. TC를 수입해 쌍용차에 납품하는 업체의 기술팀도 와서 TC오일에 약품을 넣어 테스트를 했지만 “더 타보라”고 할 뿐 문제점을 찾아내지 못했다.

얼마 전부터는 차체 적제함 내외부와 뒷 문쪽에서 차가 부식되고 녹물이 흘러나왔다.

김 씨는 “이네 출고된지 8개월, 1만7000km도 안됐는데 원인을 알 수 없는 현상이 발생하고 부식이 되고 있다”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제보했다.

#사례2=소비자 마정호 씨는 지난해 9월 GM대우의 ‘토스카’를 인도받고 280km 운행할 즈음 엔진쪽에서 쇠를 깎는 듯한 잡음이 심하게 났다.

대우 남대구 정비사업소를 찾아가니 “새 차를 뜯어 수리하기 아깝다”며 “5000km를 타고 미션을 교체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하길래 그렇게 했다.

미션을 갈 고 2주 쯤 지나자 여전히 엔진 쪽에서 잡음이 났다. 두 번째 차를 입고시켰다. 이번에는 흡입기 쪽에서 나는 바람소리같다고 했다. 부품을 갈았다. 소리는 이전보다 더 심했다.

마 씨는 “다른 여러군데 전화를 해보았지만 이리 전화해라 저리 전화해라 하면서 결국 남대구 사업소를 연결해주었다”며 한 소비자단체에 불만을 제기했다.

#사례3=회사원인 유은애(여) 씨는 지난해 8월 르노삼성의 ‘뉴SM5’를 구입했다. 12월 중 주차를 하던중 차에서 오토바이 브레이크 소음과 비슷한 소리가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올 1월중 정비를 신청하니, “브레이크 라이닝이 디스크에 마찰하면서 소음이 발생하는 것이다. 빈번히 일어나는 일이다”며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했다.

그러나 르노삼성자동차라는 브랜드를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를 받고싶어 기어드럼을 교체했다. 한 달 조금 지난 3월 현재 교체한 부분에서 동일한 소음이 또 발생했다.

사업소에 전화하고 본사에도 전화를 해보았지만 “교환은 안된다” 고 답변했다.

유 씨는 “자그마치 월급쟁이 연봉의 3분의 1이 넘는 거금을 주고 산 차에서 이런 소음이 발생한다면 다시한번 생각해봤을 것”이라며 “이런 위험감을 안고 차를 타야 되는지 후회스럽다”고 하소연했다.

#사례4=소비자 김현숙(여)씨는 지난 2월 28일 GM대우 '올뉴마티즈'를 계약하고 3월 1일 차를 인도받았다.

인도받은 후 한 달도 안되어 고속도로에서 3번이나 시동이 꺼졌다. 두 번은 고속도로에서, 한 번은 경기도 안산에서 고속도로로 접어들다가 발생했다.

고속도로에서는 시속 80km로 달리다가 중간에 갑자기 시동이 죽었다. 다행히도 뒤에 오던 차들이 모두 피해 가까스로 차를 세웠다.

주행중에 오토인 자동차가 시동이 3번씩이나 꺼지는 것은 보통문제가 아닌 것 같아 3월 29일 수리를 맡겼다. 엔진에 하자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 원인 불명이었다.

그날 차를 인도받아 운행하는데 이번에는 차의 떨림현상이 심하게 나타났다. 다음 날 정비소에 가서 정비를 받았지만 역시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

김 씨는 "새 차에서 계속 원인을 모르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제 더 이상 불안해서 차를 타고 싶지 않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사례5=한 명옥(여) 씨 지난해 12월 말에 출고한 쌍용자동차 ‘카이런2.0WD'를 몰고 가다가 얼마전 브레이크 오작동으로 사고를 당했다.

지난 3월8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탄현 이마트(옛 월마트)에서 금촌 방향 3km 지점에서 시속 80~90km 속도로 주행했다.

왕복 4차선 직진 주행중 50~100m 앞서가던 차량(투싼)의 브레이크등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다.

순간 갑자기 차량이 중심을 잃고 제동이 되지 않고(눈 길에서 미끄러지듯) 좌우로 춤을 추더니 180도 회전하며 중앙선을 대각선을 넘어가 앞 뒤 두 바퀴가 인도 경계석에 부딪쳤다.

신도시 건설현장 펜스를 들이박고 간신히 멈췄는데, 다행히 반대편에서 차가 오지 않아 인명사고는 없었지만 자칫 생명을 잃을 뻔한 큰 사고였다.

현장에 출동한 쌍용차 영업소·정비사업소 직원은 이구동성으로 타이어에 문제(펑크나 파스)가 발생되었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본사 직원의 입회하에 검사해본 결과 타이어에 아무 이상이 없고, 브레이크 장치도 문제가 없다고 진단했다.

한 씨는 “당장 폐차를 시켜야 할 결함차량을 이상이 없다고 한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소비자 이찬도 씨는 지난 2월 23일 기아차 ‘카니발 리무진 9인승’을 구입한 뒤 2건의 고장을 겪었다.

한 번은 지난 차량을 인도받은 다음날(24일) 새벽에 주유소에서 주유하고 나니 기름이 줄줄 샜다. 애프터서비스(A/S)를 받긴 했지만 확인해보니 연료탱크에 구멍이 나 있었다.

두 번 째는 3월5일 오후 퇴근하려고 시동을 걸고 주차 브레이크를 풀어 출발하는데 브레이크 경고음이 딩딩딩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