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계 첫 홀딩스 부산은행, "경남은행 분리매각 미련"

2011-03-18     임민희 기자
지방은행 최초로 홀딩스(금융지주회사) 설립에 성공한 부산은행이 국내외 영업채널 확대와 비은행 부문의 사업다각화를 통해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부산은행은 당초 지주사 설립을 목표로 경남은행 인수에 심혈을 기울였으나 우리금융지주(회장 이팔성)의 인수자 문제 등으로 민영화 작업이 중단되고 경남은행의 분리매각 역시 어려워지자 일단 지주사로 전환 후 시장상황을 지켜보기로 방침을 정한 상태다.

부산은행은 지주사 설립으로 타금융사에 대한 인수·합병(M&A)이 용이해진 만큼 자산운용 및·보험업 진출 등을 모색하는 한편, 지방은행의 확실한 1인자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경남은행을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정부의 우리금융 민영화 후속방안과 시장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15일 부산은행 본점에서 진행된 BS금융지주 출범식.


부산은행 지방계 최초 홀딩스 도약, 지점확대 등 영업력 강화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은행은 지난 15일 자본금 9천669억원 규모의 BS금융지주(회장 이장호)로 새롭게 탄생했다.

BS금융지주는 부산은행과 BS투자증권, BS캐피탈, 부산신용정보 등 4개 자회사를 둔 종합금융그룹으로 향후 IT자회사 설립과 자산운용사 및 보험업 진출, 저축은행 인수 등을 통해 2015년까지 총자산 70조, 당기순이익 7천억원의 금융회사로 성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우선 은행부문의 수신기반 확보를 위해 서울과 부산은 물론 울산·경남지역 영업채널을 확대하고 해외지점을 설립하는 등 영업력 강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부산은행의 영업점은 지난해말 현재 237개로 서울지역 3개를 제외하면 상당수가 부산에 치중돼 있다. 이에 따라 서울지역에 1개 지점을 추가 설립하는 방안과 함께 울산·경남지역에 영업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최근들어 산업기반이 크게 확대된 충남 서산과 당진 등에도 지점설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베트남 등을 대상으로 해외네트워크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로 부산은행은 중국 칭다오에 있는 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기 위해 국내 금융당국과 협의를 끝내고 현지 관계당국과 지점 인가 승인과 관련 후속작업을 논의 중이다.

인가 승인이 떨어지면 올 상반기에는 첫 해외지점이 개설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오는 5월에는 베트남 호찌민에 사무소를 개설할 예정이다.

증권과 보험 등 비은행 부문도 확대, 강화할 방침이다. 이장호 회장은 BS금융지주 출범식에서 "자회사간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올해 상반기 중에 IT관련 자회사를 설립하고 적정규모의 저축은행 인수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BS투자증권의 경우 부산 본점 및 서울 영업점 외에 부산 해운대와 사상 등에 추가 점포를 개설하고 M&A와 기업공개(IPO) 등의 업무를 추가해 종합투자금융사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내년에는 BS투자증권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자산운용사를 설립해 주식·채권 등 다양한 파생상품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은행과 증권 등 4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지만 향후 IT와 자산운용 및 보험업, 저축은행 인수 등 사업다각화를 추진해 금융소비자들에게 보다 입체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부산지역에 기반을 둔 지방은행으로서 책임감을 느껴 현재 영업정지 상태인 부산저축은행 등의 저축은행 1곳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형확대 및 고객확보 위해 경남은행 분리매각 학수고대

한편, BS금융지주는 '지방계 최초 홀딩스'로 거듭났지만 여전히 경남은행 인수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부산은행(35조원)과 경남은행(25조원)이 합쳐질 경우 대구은행(31조원)을 물리치고 자산규모 60조원 대의 대형 지방은행으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경남은행이 소재해 있는 '울산·창원·마산' 등 3대 노른자위 산업단지의 거래선을 확보하게 되면 이 지역의 고객확보는 물론 국민은행과 기업은행 등 서울지역 시중은행에 버금가는 막강한 파워를 갖출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BS금융지주가 확실한 지방은행의 맹주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경남은행 인수 등을 통한 외형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서 경남은행이 분리매각 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부산은행 측은 경남은행 인수문제와 관련해 "경남은행 인수를 위해 오랫동안 준비작업을 해왔는데 우리금융 민영화가 중단되는 바람에 주가하락 등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며 "아직 정부의 민영화 후속대책이 나오지 않았고 경남은행이 시장에 다시 나올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시장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경남은행이 분리매각 될 경우 언제든 인수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