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오레'옷 하자투성이 "고정하시고 입으시죠"
관리인 한술 더 떠 "정말 환불받고 싶다면 민사소송 제기하라"
2007-04-04 손도순 소비자 기자
경기도 부천시에 거주하는 주부입니다.
지난 3월 중순 모처럼만에 딸 아이와 함께 서울 중구 을지로 6가에 있는 동대문 '밀리오레'를 찾았습니다. 봄도 됐고 해서 아이에게 새 옷을 사주려고 했죠.
이 곳을 자주 오긴 했지만 이번에도 와서보니 예쁜 옷 천지였습니다. 조금 멀어도 원하는 옷을 고를 수 있다는 게 제일 마음에 들었구요.
한참을 구경하다가 어느 매장에서 4만원짜리 재킷을 구입했습니다. 헌데, 탈의실이 없어서 직접 입어볼 수 없더군요.
여자화장실에 딸과 함께 들어갔습니다. 으레 옷을 구입하면 한 번씩 입어보게 되잖아요. 아이가 재킷을 입으려고 하던 차에 하자를 발견했습니다.
재킷에는 주머니 모양만 있고 구멍이 뚫려 있지 않아서 영 옷이 불편하더라고요.
옷을 들고 화장실에서 나와 "환불 해달라"며 요구했습니다. 그러자 스물대여섯살 정도 되는 여자직원은 "세일상품이라 불가능하다. 환불받으려면 백화점이나 가라. 여기는 동대문 시장인데 어떻게 환불을 해주느냐"며 사람을 아주 거지취급했습니다.
황당해서 당장 건물 9층에 있는 관리실로 올라갔죠. 친구들 말로는 관리실 직원에게 따지면 환불이 가능하다고 했거든요.
사정을 관리실 직원에게 말하자 "뭐 그런 것 가지고 여기까지 와서 항의를 하느냐. 소비자원(구 한국소비자보호원)에 고발해도 당신만 나쁜 사람이 된다. 그리고 거기서도 우리한테 뭐라고 말을 못한다"며 핀잔을 줬습니다.
그러면서 "환불받고 싶으면 소송을 걸으라. 그런데 4만원 가지고 민사소송을 누가 걸겠느냐. 그냥 고정하시고 입으라"며 아무렇지 않은 듯 말하더라고요.
그 돈, 4만원이 아까워서 이러는 게 아닙니다. 내 돈주고 옷을 사면서도 이런 식으로 취급받는 게 억울해서 그럽니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하더니만, 매장 직원보다 관리실 직원이 더 나빴습니다.
그 날 집에 와서 '밀리오레' 게시판에 항의성 글을 올렸습니다. 그러자 관리자는 "인터넷 게시판은 고객들이 상품정보를 활용하는 공간이다. 님과 같은 항의성 글은 삭제되니 널리 양해를 해달라"며 내 글을 없애버렸습니다.
방송에서는 소비자들의 권익이 많이 좋아졌다고 말하지만 동대문 '밀리오레'는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