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도 자궁경부암 예방주사가 필요하다?
요새 간혹 물어보는 질문중의 하나는 남자도 자궁경부암백신을 맞아야 하냐는 것이다.
이전에는 일부 의사들이 남자도 자궁경부암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의사들이 이에 동의하고 있다. 문제는 과연 국가사업으로 비용대비 효과가 확실할까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자궁경부암백신은 현재 2종류가 있다. MSD의 가다실(Gardasil)과 GSK의 서바릭스(Cervarix)가 그것.
서바릭스는 인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 HPV)의 16,18 타입의 항원과 함께 ASO4 보조제를 사용하고 있는 2가 백신이다. 가다실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의 6,11,16,18 타입의 항원과 함께 amorphous aluminum hydroxyphosphate sulfate라는 보조제를 사용하고 있는 4가 백신이다.
둘다 1회에 0.5mL를 근육주사(intramuscular)하며 총 3회를 6개월 걸쳐 투여한다.
가다실은 첫번째 접종후에 2달뒤에 두번째 접종하고 이후 4개월뒤에 세번째 접종하는데 반하여 서바릭스는 첫번째 접종후에 1달뒤에 두번째 접종하고 이후 5개월뒤에 세번째 접종한다.
치료효과는 둘다 자궁경부암의 초기병변인 상피내종양(CIN)을 5년동안 90% 이상에서 예방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의 경우 가다실은 9세부터 26세까지, 서바릭스는 10세부터 25세까지가 최고 예방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효과가 있는 접종가능 연령은 가다실은 45세, 서바릭스는 55세까지다.
그럼 과연 남성들에게서도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아야 하는 근거는 어디에 있을까?
남성이 성관계를 할 때 콘돔 같은 장벽(barrier)을 사용하더라도 인유두종바이러스의 전염을 약 70%정도 예방할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걸린 인유두종바이러스가 성관계 후 다른 여성에게 전염되면서, 여성에게 자궁경부암을 일으킬수 있으며 또한 성기사마귀를 전염시키기도 한다.
물론 남성 자신에게 인유두종바이러스가 있으면 성기사마귀 및 음경암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최근 란셋에 실린 논문을 보면 18세부터 70세까지 남성들중 인유두종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약 50%정도였다고 한다.
그럼 과연 남성들에게서도 자궁경부암백신을 맞는 것이 효과가 있을까?
최근에 NEJM이라는 유명한 저널에 발표된 결과를 보면 16세에서 26세의 4065명의 남성에게 4가백신인 가다실을 투여했을 때 성기곤지름 예방이 최고 90.4%까지 예방될 수 있다고 발표됐다. 따라서 미국의 소아과학회에서는 지난달 소년에게도 자궁경부암백신을 맞도록 추천하고 있다.
따라서 남성의 경우엔 가다실이 가장 적합한 백신으로 생각되며 현재 접종연령은 9세부터 15세까지이지만, NEJM 연구결과에서 보듯이 그 이상의 남성에게서도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보여진다.
성기곤지름증세가 없었던 남성이라면 맞아서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있고, 여성의 자궁경부암예방을 위해서도 남성이 가다실을 맞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도움말=어비뇨기과 두진경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