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전쟁' 닻 올린 4대금융, 최후 승자는?

인사및 조직개편 끝나면서 '리딩금융' 경쟁 속도전

2011-03-28     임민희 기자
최근 신한·우리·하나금융지주가 주주총회에서 최고경영자(CEO) 선임 또는 유임을 확정하면서 주요 금융그룹의 인사 및 조직개편 작업이 마무리 됐다. 이에 따라 4대 금융지주사들은 비은행 부문 강화 등 영업력 확대를 필두로 본격적인 ‘리딩금융’ 경쟁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4대 지주사 조직재편 마무리, '영업경쟁' 돌입

이팔성 회장의 연임으로 민영화 추진동력을 얻게 된 우리금융은 '민영화 해결'과 '내실경영'을, '어윤대 2기 체제'를 맞은 KB금융은 '젊은 은행'과 '실적향상'을 경영비전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경영진간 내홍을 딛고 '한동우 선장'을 새로 맞은 신한금융은 '신한가치 회복'과 '글로벌 금융 선도'를,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 중인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성공적 인수'와 '글로벌 톱50 도약'을 중점과제로 밝혔다.


<왼쪽부터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사진-연합뉴스>


금융계는 민영화와 '메가뱅크(초대형 은행)' 추진 등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어느 지주사가 최종 승자가 되어 리등금융그룹 자리를 꿰찰지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5일 주주총회를 연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은 각각 이팔성 회장과 김승유 회장의 연임을 의결했다. 하나금융은 이와 함께 차기 외환은행장으로 내정된 윤용로 씨와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대표이사를 상임이사로 선임했다.

이날 KB금융도 주주총회를 열고 임영록 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민병덕 국민은행장과 본 릭터 ING은행 아시아 회장을 기타 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산한금융은 앞서 지난 23일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열고 한동우 신임 회장을 대표이사로 추대했다.

4대 지주사가 CEO와 이사진 선임을 통해 조직을 재편한 만큼 보다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우리 "민영화 해결 주력", KB "비은행 강화로 실적회복"

우리금융은 이팔성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숙원사업인 '민영화 추진'을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다. 이 회장은 주총에서 연임이 결정된 후 "작년에 마무리 짓지 못한 민영화를 조속히 해결하고 경영혁신과 내실경영을 추진해 주주가치 극대화를 이루겠다"며 내실과 업계 최고의 수익성을 달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우리금융은 정부의 민영화 후속방안을 기다리는 한편, 향후 민영화 방향은 블록세일, 국민주 방식 등이 유력하다고 보고 투자자 유치 등에 대비하고 있다.

이 회장은 올해 그룹의 전략방향을 '질적 성장을 통한 리딩 금융그룹'으로 정하고 리스크 관리 강화 및 자산 클린화 완결, 은행업의 수익구조 다변화, 비은행부문 강화, 글로벌 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우리금융은 옛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해 지난 25일 우리금융저축은행으로 이름을 바꿔 강남점과 신촌점 등 2개 영업점의 영업을 재개했다. 두 영업점의 경영정상화를 지켜 본 뒤 추가인수에 나설 방침이다. 최근에는 한국토지신탁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KB금융은 올해 경영전략을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조화'로 세우고 대기업 등 기업금융 기반을 보다 확대하는 한편, 현 5%에 불과한 비은행 부문 수익비중을 2013년까지 3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를 위해 지난 2일 KB국민카드(사장 최기의)를 분사했고 14일에는 KB투자증권과 KB선물을 합병했다. 또 은행·증권간 복합점포(BIB) 확대 및 금융복합점포(BWB) 개설을 추진, 시너지 효과 극대화에 나서고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7월 어윤대 회장 체제가 출범한 이후 구조조정과 그룹혁신을 통해 체질개선에 주력한 만큼 올해 1분기부터는 눈에 띄는 가시적인 실적향상을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어윤대 회장은 25일 주총에서도 "국민은행을 젊은 고객이 늘어나고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은행으로 만들겠다"며 "올해 실적이 나쁘면 주가가 형편없이 내려갈 수 있다는 것을 깊이 인식하고 기필코 2007년 수준으로 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한 "내부결속으로 신한가치 회복", 하나 "외환 인수로 시너지 확대"

신한금융은 한동우 신임 회장의 등극으로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한 회장은 취임식에서 "신한금융 본래의 모습을 찾기 위한 노력을 통해 주주 신뢰를 회복하고 기업 시민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성숙한 모범 금융그룹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전 경영진의 사퇴로 5개월 넘게 계속됐던 '신한금융 사태'는 일단락 됐지만 아직 내부 구성원간의 갈등을 봉합하는 일이 남아 있다. 또 본래의 '신한금융'의 브랜드 가치를 회복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따라 한 회장은 내부결속과 대내외 신인도 회복에 주력하는 한편, 그간 조직내부 문제로 주춤했던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 현장경영 등에 나설 전망이다.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해왔던 하나금융은 '론스타 대주주 적격성'이란 암초를 만나면서 금융당국이 빠른 시일 내에 인수 승인에 대한 판단을 내려줄 것을 기다리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11월 외환은행 지분 51.02%를 인수하기로 론스타와 계약을 체결, 인수대금 조달을 완료해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하는 듯 했다.

하지만 최근 대법원에서 론스타의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사실상 유죄판결을 내리면서 '론스타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지적됐고 금융위에서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에 대한 승인을 보류하면서 매각 여부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그러나 하나금융은 시기는 다소 늦춰졌지만 외환은행 인수에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외환은행 인수 작업을 추진했던 주역인 김승유 회장과 김종열 사장, 김정태 하나은행장의 연임을 확정했다. 또한 차기 외환은행장에 내정한 윤용로 씨를 상임이사로 선임하며 외환은행과의 통합작업에 필요한 기본 토대를 마련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을 인수에 성공할 경우 자산규모(311조원) 면에서 금융지주사 3위를 달성하고 프라이빗 뱅킹(PB), 외환거래, 무역금융 부문에서 독보적인 시장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해외영업 네트워크 확충 등 시너지 극대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4대 지주사들이 '리딩금융'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여러 난제를 극복해야 한다. KB금융의 경우 지난 6개월간 추진해 온 체질개선 작업이 단기간에 실적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또 우리금융의 경우 인수자 문제 등으로 민영화 추진에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현정부 실세로 꼽히는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산은지주 중심의 민영화 또는 메가뱅크를 본격 추진할 경우 자칫 주도권을 뺏길 수 있는 상황이다.

신한금융은 그간 내부갈등으로 흔들렸던 내부직원 분열 및 흩어진 민심을 얼마나 조기에 봉합할 수 있을지가 큰 과제이며 하나금융은 금융위의 승인 시기가 늦춰질수록 '지연보상금' 부담과 매각무산 등의 최악의 사태까지 올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되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