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건설 법정관리에 LIG손보 직원들도 오너 성토
LIG그룹 대주주인 구본상 일가가 LIG건설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가운데 내부에서도 재벌 오너의 ‘떠넘기 식 경영’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LIG건설 노동조합이 그룹의 책임회피를 비판하고 나선데 이어 LIG손해보험(회장 구자준) 직원들 사이에서도 양심과 도덕성을 운운하는 경영진들이 ‘문제기업 꼬리자르기’ 등 도덕적 해이를 저지르고 있다는 지적이 불거져 나와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LIG건설이 부도위기로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대주주 일가의 ‘책임 회피 시비’가 도마위에 올랐다.
LIG건설 대주주는 지분 89.58%를 보유한 TAS로, LIG손해보험 주주인 구본상 부회장과 구본엽 LIG건설 부사장이 각각 14.31%를 보유하는 등 그룹 총수 일가가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LIG건설은 부동산 경기침체로 부도 위기에 직면하자 지난 21일 전격적인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대부분의 기업이 부도 위기에 직면하면 채권단과의 협의를 통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먼저 추진하고, 추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데 반해 LIG건설은 채권단과 협의도 없이 법정관리 신청에 돌입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LIG그룹 경영진과 LIG건설 대주주인 구씨일가의 도덕적 해이와 적격성 논란이 일고 있다.
LIG그룹이 계열관계가 없는 LIG건설에 재무 지원을 할 경우 그룹의 건전성에 타격을 입을 것을 염두에 두고 ‘꼬리 자르기’ 방식을 택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오너가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라며 “갚을 능력이 되는데도 제도를 악용해 금융권에 책임을 떠넘겨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LIG건설의 대주주인 구본상 일가는 법정관리에 따라 주식출자 범위 내에서만 금전적 책임을 질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반면 LIG건설에 프로젝트 파이낸싱(PF)대출을 해준 은행 및 저축은행 등의 채권단이 책임을 끌어안게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LIG건설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오너의 도덕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LIG손보 내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LIG손보 관계자는 자사 노동조합 자유게시판에 “회사 대주주와 임원들이 직원들에게 도덕성을 운운하는데 도덕을 논할 수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대주주 구 부회장 일가는 이참에 회사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를 바란다”며 대주주의 적격성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대외적인 이미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LIG건설이 법정관리 신청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음을 알면서도 기업어음(CP)을 발행했다면 ‘사기죄’가 성립될 수 있다는 법조계의 시각에 따라 LIG그룹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법정관리 신청으로 그룹 경영의 불확실성은 해소될지 모르겠지만 이번 일로 인해 LIG손해보험 등 그룹의 이미지가 실추될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 오너들이 보다 책임감 있는 경영을 하도록 제도적인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LIG손보 관계자는 “그룹과 회사의 이미지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아무쪼록 잘 해결돼 문제가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