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카카오톡 차단설' 손사래에도 논란은 더 거세져

2011-03-31     김현준 기자

"무제한 풀어놓고 데이터양 많다고 과부하라니… 뷔페 가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음식, 너무 많이 먹는다고 빼버릴 기세네", "내가 안 쓴 문자, 통화, 데이터… 안 쓴 만큼 돌려준다면 고려해보겠네요. 내가 안 쓴 데이터만큼 망부하 덜 걸리게 했으니 돌려줘야 되는 것 아닌가요?"

통신사들이 스마트폰 최고의 인기 어플 카카오톡의 데이터 접속 제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각 포털사이트 게시판과 <소비자가만드는신문>에 터져 나온 이용자들의 불만이다.

이용자들의 거센 반응에 놀란 통신사들은 31일 '카카오톡 차단설'이 사실이 아니라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이 또한 언론을 통한 통신사들의 '간보기'라고 인식한 이용자들의 불만은 쉽게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SK텔레콤은 30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일상적인 품질관리 활동의 일환으로 해당 서비스의 트래픽 급증으로 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있는 중"이라며 "서비스 차단과 관련된 어떠한 검토도 진행된 바 없다"고 해명했다.

KT는 더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은 30일 "특정 애플리케이션을 차단할 계획은 없다"며 "국민·국가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개발자들을 적극 지원할 생각"이라고 오히려 선수를 쳤다. 이어 표 사장은 데이터 트래픽이 늘어나는 문제에 대해서는 '추가 주파수 확보'에 집중할 것이라고 답했다. 단순히 사태해명에만 그치지 않고 '개발자와의 동반성장', '2.1㎓대역 주파수 확보' 등의 주요사안과 연관시키며 '민심'얻기의 기회로 활용한 것.


이번 문제의 근원지인 카카오톡은 3G망이나 와이파이 등 인터넷 연결을 이용, 가입자 간에 별도의 과금 없이 문자메시지와 사진 등을 주고받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이용자의 데이터 요금 한도 내에서 무료로 문자, 채팅을 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현재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중 90% 이상이 사용 중이다.

문제는 카카오톡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통신사들은 주요 수익원 중 하나였던 문자서비스 매출에 타격을 받게 된다는 것. 또한 데이터 트래픽이 증가해 망 부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도 통신사가 카카오톡을 꺼릴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카카오톡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카카오톡 관계자는 "이용자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꾸준히 서버 용량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늘어난 데이터양에 대한 부담은 통신사들이 져야 하는 당연한 의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통신3사는 이번 일을 계기로 카카오톡을 포함한 무료서비스 어플들이 자사의 수익 및 망 부담 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톡과 같은 무료 앱 서비스가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장은 이용자들의 반발이 커서 어쩔 수 없지만 향후 어떤 식으로든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한편, 카카오톡은 시장조사업체 '메트릭스'에서 지난해 실시한 '모바일앱 만족도 조사'에서 네이버(79.5%), 서울버스(78%) 등에 이어 77.5%로 4위를 기록했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