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덴티티탭, '국내1호 태블릿PC' 이름값 못하네

2011-04-04     양우람기자

국내 최초의 태블릿 PC로 당당히 얼굴을 내민 '아이덴티티탭'의 업그레이드 지연에 소비자가 뿔났다.

제품 출시 전부터 약속했던 구글 인증이 수개월째 미뤄지고 있는데다 운영 체제의 업그레이드 역시 감감무소식이기 때문.

4일 경기도 용인시 삼가동에 사는 유 모(남.31세)씨에 따르면 그는 작년 8월 인터넷의 한 공동구매 사이트를 통해 아이덴티티탭을 구입했다.


엔스퍼트는 아이덴티티탭을 발매하며 구글 인증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말을 철석같이 믿은 유 씨는 2년 약정으로 기기를 유통하는 KT의 와이브로 결합 상품에 가입했지만 현재까지 업체 측은 구글 인증과 관련해 수차례 말 바꾸기를 반복하고 있다. 결국 유 씨는 KT에서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것 외에 구글 마켓을 통해 공급되는 다양한 안드로이드용 어플리케이션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유 씨와 같은 사용자들의 항의가 줄을 잇자 엔스퍼트 측은 홈페이지와 사용자 카페 등을 통해 여러 차례 구글 인증을 앞두고 있다는 공지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목을 빼고 기다렸던 유저들의 기대는 실망으로 이어졌다. 제품 출시 후 7개월이 지나도록 업체 측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유 씨는 “구글 인증이 되지 않아 다른 기기 사용자들이 아무런 문제없이 사용하는 필수적인 어플조차 쓰지 못하고 있다”면서 “어플을 사용할 수도 없는 태블릿 PC를 약정기간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모시고 있는 셈”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엔스퍼트 관계자는 “제품 출시를 준비하며 구글 측에 인증을 요청했는데 이렇게 까지 심사가 지연될 줄은 몰랐다. OS 업그레이드 역시 구글 인증과 맞물려 진행되는 일이라 일정이 함께 늦춰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구글 측으로부터 안드로이드에 대한 기술과 숙련도 등을 점검하는 CTS(Compatibility Test Suite) 인증을 마쳤다”며 "빠른 대응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