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진열품 아냐?" 하이마트-소비자 옥신각신
하이마트에서 컴퓨터를 구매한 소비자가 진열상품을 속아 산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소비자에 따르면 구매 당시 윈도우 비스타인 줄 알고 구입한 컴퓨터의 운영체계가 XP였다는 사실을 2년여가 지난 지금에서야 알게 됐다는 것. 컴맹에 가까울만큼 IT기기에 대한 지식이 없었던터라 판매자의 말만 철썩같이 믿었다 당한 일이라며 억울해했다.
하지만 업체 측은 진열품의 경우 별도의 관리를 하고 있어 새상품과 혼돈이 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5일 경북 영덕군 영해면에 사는 김 모(여.40세)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2009년 8월경 마산에 있는 하이마트에서 삼성전자의 매직스테이션(DN-Z70) 컴퓨터를 구입했다.
아이들의 성화에 못이겨 컴퓨터를 구입을 결심한 김 씨는 이왕 돈을 쓰는 김에 사양이 좋은 것으로 구입하고자 했지만 컴퓨터 사양 등에 대한 기본지식이 턱 없이 부족해 매장 영업사원에게 조언을 구했다.
직원은 당시로서는 드물었던 '윈도우 비스타'를 운영시스템으로 탑재한 컴퓨터가 고급 사양이라며 추천했다. 하지만 막상 사용해 보니 최신형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느린 속도에다 프로그램 구동 도중 다운되는 증세가 빈번했다.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로 연락해 원격 조정을 받았지만 그때뿐 시간이 지나면 또 다시 같은 문제가 반복됐다. 그러기를 총 15차례.
직접 방문 AS를 요청한 김 씨는 담당기사로부터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됐다. 그동안 김 씨 가족들이 윈도우 비스타로 알고 사용해 온 컴퓨터의 운영시스템이 사실은 XP였던 것.
본체에 최적화 돼 있는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아 그동안 잦은 문제가 발생했다는 설명이었다.
화가 난 김 씨가 하이마트로 전화를 걸어 상황을 따져 묻자 "생산업체가 발송한 제품을 그대로 전달했기 때문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김 씨가 "원래 비스타가 깔려있던 컴퓨터를 진열품으로 사용하기 위해 사용이 간편한 XP를 설치해 사용한 후 새제품인양 내게 판매한 것이 아니갸"고 묻자 하이마트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씨는 “기기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2년 가까이 엉뚱한 제품을 사용했다는 사실이 당황스럽다”면서 “이런 상황이라면 누가 이 제품을 새제품이라고 생각하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하이마트 관계자는 “이미 오래전이라 당시 정황을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김 씨에게 충분히 안내하고 사용이 간편한 XP를 깔고 제품을 발송한 것으로 추측된다”면서 “전시제품일 경우 별도의 식별 장치를 부착해 판매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사실 관계를 떠나 김 씨가 억울해 하고 있는 만큼 원할 경우 비스타로 윈도우를 교체해 주고 메모리 추가 등 사양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양우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