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끈뜨끈 아이폰 발열 원인도 멋대로 변하는 침수라벨?

2011-04-05     양우람 기자

발열 등 원인을 알 수 없는 휴대폰 고장에 대해서도 무조건 침수라벨 변색을 이유로 제조사 측은 책임을 외면하고 있다는 소비자 제보가 접수됐다. 

휴대폰 등 IT기기의 고장 원인을 진단할 수 있는 침수라벨 변색을 두고 업체와 이용자 사이의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물에 빠트리거나 습기에 노출될 만한 일이 없었다'는 소비자들의 주장에 업체 측은 '습기와 물기 이외에 다른 원인으로 변색되는 경우는 없다'며 부지불식간 사용자의 과실이라고 맞서고 있다.

5일 경기도 부천시 도당동에 사는 유 모(남. 28세)씨에 따르면 그는 최근 아이폰4을 수리하기 위해 인근 AS센터를 방문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유 씨가 수리를 결심하게 된 건 지난해 11월 구입한 아이폰4가 올 초부터 아무런 이유도 없이 심하게 뜨거워 졌기 때문. 처음에는 IT 기기 등 사용 시 발생하는 미세한 열이 정도가 조금 심한 것으로 넘겼지만 증세는 나날이 심해지자 참다못한 유 씨는 아이폰의 수리 대행업체인 소니코리아 서비스센터를 방문했다.

아이폰 기기를 속을 살펴보던 수리 기사는 침수 라벨이 변색됐다며 29만원의 수리비용을 안내했다. 아이폰은 물론 모든 스마트폰이 물이나 습기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조심히 다뤄왔던 유 씨로서는 황당한 답변이 아닐 수 없었다.

물에 빠뜨린 적이 없다고 항변했지만 수리기사는 여전히 의심의 눈빛을 보냈다. 화가 난 유 씨가 발열 문제라도 해결해 달라고 하자 침수로 인해 생긴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며 개별 수리는 불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유 씨는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와 지역 내 또 다른 애플코리아 수리 대행업체를 찾았지만 답은 같았다.

애플코리아 본사 측에 상황을 설명하자 "쇼폰케어 보험 적용을 받으면 5만원을 지불하고 리퍼 폰으로 교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현재 유 씨는 리퍼폰으로 교체가 침수라벨 변색의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같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 씨는 “그렇게 물기에 닿지 않으려고 조심히 써왔는데 침수 라벨이 변해있다고 하니 황당할 따름”이라며 “발열 증상만 잡아 달라고 하니 침수라벨 수리를 함께 진행해야 한다고 한다. 수리비를 뜯어내기 위한 상술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땀복 안에 아이폰을 넣고 운동을 하거나 기기가 장시간 습기에 노출 되는 등 일상생활 중 여러 상황을 통해 침수 라벨이 반응할 수 있다”면서 “본체에 어느 순간부터 심한 열기가 느껴졌다면 이로 인해 생긴 증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부위별 증상별 수리가 가능하지만 이로 인해 소비자 개개인에겐 수리비가 더 크게 발생할 수 있다”면서 “아이폰의 기기값이 타 기기에 비해 고가인 만큼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리퍼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양우람 기자]